‘김흥주 로비 의혹’ 수사 급물살

입력 2007.01.05 (21:26)

수정 2007.01.05 (23:17)

금융감독원 전ㆍ현직 고위 간부들이 전격적으로 긴급 체포되면서 '김흥주 로비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5일 김흥주(57) 삼주산업 회장이 2001년 G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과 신상식 현대캐피탈 감사(전 금감원 광주지원장)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김씨의 정ㆍ관계 로비 의혹이 처음으로 수면 위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특히 금감원 현직 부원장이 검ㆍ경에 체포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어서 수사 결과에 따라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원장은 금감원 비은행검사1국장(금고국장)을 맡았던 2001년 3월 신 감사와 함께 김씨를 G상호신용금고 고위 관계자에게 소개시켜 '억지 계약'을 성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부원장은 당시 김씨 사무실로 찾아가 수천만원 이상의 거액이 든 돈봉투를 건네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김씨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아챙긴 뒤 G상호신용금고 측에 인수 계약을 체결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김 부원장이 2003년 은행ㆍ비은행담당 부원장에 임명된 뒤 금감원 사상 처음으로 부원장 연임에 성공해 현재까지 신용금고 인수업무를 담당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의심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김 부원장과 신 감사가 김씨를 G상호신용금고 고위 관계자에게 소개한 것은 또다른 금감원 전직 고위간부 A씨의 지시라는 설도 있어 로비의혹은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 감사는 또 김씨에게서 금품을 건네받은 뒤 G상호신용금고 인수 실패 뒤 자금난을 겪고 있던 김씨가 코스닥 상장업체인 A사가 발행한 9억원짜리 어음을 할인받을 수 있도록 지방의 모 신용금고에 부탁하고 직접 배서까지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금감원 고위층 인사 외에도 K검사장이 김씨를 위해 담당 수사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내용을 알아보는 등 압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있어 김씨를 둘러싼 로비의혹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검찰은 김 부원장과 신 감사가 김씨와 주고받은 돈의 액수가 정확히 얼마인지, 인수 협상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한 것인지 확인해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결정하고나서 A씨 등 또다른 금감원 관계자의 연루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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