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오늘 집중취재에서는 농어촌 지역의 의료 공백사태를 짚어봅니다.
언제부턴가 농어촌 지역 보건 지소에 공중보건 의사가 없습니다.
먼저,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지 최일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당뇨약을 타러 힘들게 보건지소를 찾은 97살의 지영환 할머니, 일주일에 한 번씩 들르는 보건지소에 의사가 없다는 말을 듣고 한숨이 나옵니다.
다시 40분이나 걸리는 보건소를 찾아가야 할 일이 걱정입니다.
<인터뷰> 지영환(97세/충북 괴산군) : "혈압이 높아서 병원오는데, 소장님이 안계시다니까...충주까지 가야지..."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김전자 씨도 바쁜 농사일에 틈을 내 보건지소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인터뷰> 김전자(이월면 주민) : "의사가 없다니까 어떻게요..딴데로..."
농어촌지역에 근무하던 공중보건의들이 지난 5일, 한꺼번에 제대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전국 보건지소에 배치된 공중보건의는 모두 2천466명,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천 명이 복무를 마치고 보건지소를 떠났습니다.
읍면지역 절반가량이 새로운 공중보건의가 배치되는 다음달 1일까지 진료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인터뷰> 백은주(괴산군보건소 장연지소) : "응급환자가 생기면 119를 불러야죠. 아니면 우리 차를 갖고서라도 충주로..."
일부 시군 보건 당국은 급한대로 투약 일수를 늘리는 등 임시 대책을 마련했지만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인터뷰> 하용운(원주시보건소 보건행정담당) : "투약 일수를 늘린다든지 한번에 오셔서 약을 오래 투여할 수 있게끔"
군 복무 요원인 공중보건의들로 운영되는 보건지소에 의료 요원이 제때 채워지지 않으면서 농어촌 주민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일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