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시련의 박찬호, 재기 믿는다”

입력 2007.05.04 (18:59)

수정 2007.05.04 (19:25)

KBS 뉴스 이미지
미국프로야구 뉴욕 메츠로부터 사실상 `방출' 통보를 받은 박찬호(34.뉴욕 메츠)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SK 와이번스의 김성근(65) 감독과 이만수(49) 수석코치는 4일 박찬호 재기를 바라는 다정 어린 충고를 했다.
김성근 감독과 이만수 코치는 이날 수원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와 경기에 앞서 메츠의 박찬호에 대한 `지명 양도(designated for assignment)' 소식을 전해 듣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김성근 감독, 이만수 코치와 박찬호는 각별한 사이.
`투수 조련의 대가'로 꼽히는 김 감독은 지난 해 1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앞뒀던 박찬호에게 특별 피칭 지도를 했다. 부상 여파로 깨진 투구 밸런스를 잡아주고 체중 이동과 릴리스 포인트 위치 잡는 법 등 직접 자세 교정까지 해줬다.
시즌 중에도 박찬호가 자신의 투구 폼을 찍은 비디오를 우편으로 보내면 전화로 문제점을 지적해 주는 등 기술적인 부분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스승.
또 박찬호의 한양대 14년 선배인 이만수 코치는 미국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코치 시절 박찬호와 자주 통화하며 어려울 때마다 힘을 불어 넣었다. 박찬호가 시카고 원정 때는 집으로 초청해 식사를 대접할 정도로 각별한 선.후배 정을 과시했다.
박찬호도 올 해초 귀국 후 곧바로 제주도로 날아가 SK 가을 캠프에 참가중이던 김 감독, 이 코치를 만나 인사한 뒤 선수들을 위해 특별 강연을 했을 정도다.
박찬호의 지명양도 소식을 처음 들었다는 김 감독은 "1일 플로리다 말린스전에 등판한 박찬호 투구 장면을 TV로 봤는 데 긴장했는지 팔이 제대로 뻗어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됐다니 걱정이다. 하지만 이제는 잘 나가던 과거를 모두 잊고 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가장 어려울 때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 나온다. 박경완이 공을 칠 때 열의 힘이 아닌 다섯의 힘으로 쳐야 하 듯이 박찬호도 나이와 체력을 고려해 변화를 줘야 한다. 스트라이크존 좌우 보다는 상하로 움직이는 공의 패턴 변화가 필요하다.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10년 가까이 생활했던 이만수 코치도 격려와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 코치는 "지명 양도는 메츠가 박찬호를 쓰지 않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열흘 안에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되는 게 가장 좋다. 40인 로스터에 들어 당장 뛸 수 있는 팀으로 가야 한다. 그러나 여의치 않다면 마이너리그에서 뼈를 깎는다는 각오로 훈련하며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지금이 박찬호 야구 인생에서 최대의 시련이다. 내가 미국에 있으면 형처럼 이야기 해주겠지만 찬호는 한국인 `맏형'이라 후배들에게 말하지도 못할 것이다. 하지만 찬호가 현명하고 마음이 굳은 선수니까 지금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