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절개지 붕괴’, 통합관리가 해법

입력 2007.05.10 (08:01)

수정 2007.05.10 (08:11)

<앵커 트>

지난여름 유례없는 수해 피해를 입는 강원도에는 지금도 복구공사가 한창입니다만, 특히 수해 피해를 키웠던 도로 주변의 절개지 붕괴 사고는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절개지 사고의 원인을 김성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한계령 굽이굽이 절개지마다 누런 흙과 휘어진 철책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높은 경사로 윗부분이 무너지면서 아래 절개지까지 연쇄 붕괴된 곳으로 애초부터 훨씬 강화된 설계기준이 필요했던 구간입니다.

2차 붕괴마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 "한 50도 가파르게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큰 돌이 무너질 위험이 상당히 많은데…"

국내 절개지는 경사 각도를 63도 이하로만 하면 되는 단순한 설계 기준밖에 없기 때문에 충실한 지질조사와 현장시추 없이 설계된 곳이 전체의 90%에 이르는 것으로 서울시립대 조사 결과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절개지 관리에 있습니다.

지난여름 흘러넘치는 토사로 도로가 끊어졌던 영동고속도로 평창휴게소 부근.

그런데 복구가 완료된 절개지는 서로 다른 두 기관이 시공한 것입니다.

바로 이 선을 기준으로 위쪽은 강원도가 맡고 있고, 고속도로가 지나는 아래쪽은 도로공사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윗 부분은 산림 생태계를 고려해 토사나 나무 등이 그대로 내려가도록 설계된 반면, 아랫 부분은 이런 것들은 막도록 설계해야 할 모순된 구조물로 집중호우 때 쏟아져내리는 토사와 나무로 다시 넘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을 조사한 국제 전문가는 통합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인터뷰> 말론(국제사면재해학회 고문) : "(절개지를) 서로 다른 정부 기관이 관리하면, 책임 소재도 분리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전국에 산재한 경사지의 관리 주체를 하나로 하기 위해 소방방재청이 급경사지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법안에도 고속도로와 국도는 포함되지 않아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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