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정년보장 교수’ 대거 탈락

입력 2007.09.28 (21:58)

<앵커 멘트>

국내 최정상급, 이공계 대학인 카이스트의 정년 보장 심사에서 40% 이상의 신청 교수가 무더기로 탈락했습니다.

대학 교수직도 이제는 무풍지대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동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달 초 카이스트의 정년이 보장되는 '테뉴어' 교수 심사에 신청한 교수는 모두 35명, 심사를 통과하면 65살까지 정년을 보장 받을 수있지만 43%인 15명이 탈락했습니다.

이들은 1,2년 남은 계약 기간에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재계약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테뉴어 심사'란 교수 임용 후 일정 기간이 지나 연구 성과 등을 심사해 통과한 교수는 정년을 보장해 주지만 탈락하면 퇴출시키는 제돕니다.

대학 측은 지난 1971년 개교 이후 이 제도를 시행했지만 이를 통해 퇴출된 교수는 이전까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더욱이 상당수가 50대인 탈락 교수들은 내부적으로 인정받던 사람들이어서 충격이 더욱 컸습니다.

결국 100% 정년 보장의 암묵적 룰이 깨진 것입니다.

<인터뷰> "올해부터 들어오는 교수는 (정년 보장 심사 시기인) 7년 안에 결판이 나는거죠. 아무리 재계약을 하고 싶어도 7년 안에 영년직 교수가 되든가, 아니면 나가든가... 결판을 내야죠."

이 같은 변화는 지난해 취임한 서남표 총장이 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서 총장은 상위 20%의 교수만 정년을 보장받는 미국 하버드 대학과 같은 풍토로 바뀌지 않는다면 살아남지 못할 거라며 경쟁없는 교수 사회의 풍토를 비판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식 경쟁 체제를 한국에 적용시키다보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과연 정년 보장 제도가 있는데 좋은 교수가 이 학교로 오겠느냐... 오지 않는다. 정년 보장 제도를 꺼려서 이 학교에 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교수 사회 내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카이스트가 시작한 사실상의 인적 개혁은 다른 대학과 연구 기관 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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