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멸종 위기 식물’ 보호하는 사람들

입력 2007.10.06 (21:45)

<앵커 멘트>
무분별한 개발때문에 멸종 위기에 놓인 식물이 적지 않은데요, 이런 식물들을 지키기 위해 돈과 시간을 들여가며 첩첩산중까지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선재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해발 8백미터 고지인 강원도 선자령, 멸종 위기 식물 2 종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곳에 현직 교사들로 이뤄진 식물 연구회원들이 찾아왔습니다.

우리 땅 구석구석은 물론 연해주까지 오가며 멸종 위기 식물의 존재를 찾아내 알리는 일을 해온지 4년째입니다.

<인터뷰> 오연숙(교사) : "식물들이 살아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아 너희 정말 살아있었구나 어떻게든 지켜주겠다."

하지만 실제로 멸종 위기 식물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산기슭 풀섶을 헤치고, 습지를 샅샅이 뒤져 보아도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녹취> "조름나물 같은 것 멸종위기 식물이거든요. 근데 안보이네요. 찾고 있는데..."

화려하지만 독을 품고 있는 천남성과 꽃분홍 자태를 뽐내는 고려 엉겅퀴를 본 것이 그나마 수확입니다.

이들이 멸종 위기 식물인 독미나리를 만난 곳은 강릉과 정선의 경계 지역인 왕산면 대기리 지역.

첩첩산중에 독미나리 30그루가 어렵사리 생존해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순(전직 교사) : "굉장히 벅차네요.제가 멸종 위기 2급을 몇년 동안 많이 찾아다녔는데 오늘 비로소..."

전남 신안군의 도서관장인 고경남씨, 멸종 위기 식물을 찾아 다도해에 흩뿌려진 천 개도 넘는 섬을 훑고 다녔습니다.

1년에 교통비만 천만원.

발품을 팔고 정성을 들인 끝에 애기등과 지네발란,풍란 같은 멸종 위기 식물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인터뷰> 고경남 : "우리나라 꽃은 1년 내내 10번을 봐도 질리지 가 않는다는 거죠.그게 특징이에요.아름다움 이죠."

일제 강점기 이후 발견된 적 없는 갯정향풀을 찾아냈을 때의 기쁨은 2년이 지나도 가시지 않습니다.

<인터뷰> 고경남 : "심장이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막 흥분 되지요.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현재 멸종위기식물로 지정된 식물은 64종류.

개발에다 귀한 식물일수록 돈이 된다는 생각에 무분별하게 파헤쳐져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순화(사진작가) : "우리 식물이 여기서 없어지면 세계적으로 없어지는 그런 식물 아니에요.특산식물 같으 면.그런 것을 좀 알고..."

우리 모두의 작은 배려와 관심으로 멸종 위기 식물을 찾아내 보호하고 번식시켜 개체 수를 늘려가면 귀중한 고유의 식물들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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