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대주주 자격 ‘결함’

입력 2007.10.11 (22:29)

수정 2007.10.12 (13:43)

<앵커 멘트>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에 결함이 있다는 증거가 또 드러났습니다.

외환은행 인수자금의 대부분이 론스타가 아닌 다른 투자자의 돈이라는 사실이 KBS 취재결과 새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탐사보도팀 김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부가 론스타에게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해 준 이유는 1조 3천여억원의 현금 투자를 통한 외환은행 재무 건전성 강화였습니다.

그러나 론스타는 인수초기 취득 자금조성 경위를 밝히지 않다가 2005년에야 내역을 공시했습니다.
놀랍게도 실제 론스타가 투자한 자기 자금은 전체 인수 금액 가운데 13%에 불과한 천 7백여억원. 나머지 1조 천 6백여억원은 채권을 발행해 조성했다는 겁니다.

인수당시 이런 사실이 알려졌다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제대로 이뤄졌을지 의문입니다.

<인터뷰>김방희(경제칼럼리스트): "론스타 자체도 사실은 사모펀드로서 돈이 어떻게 모여 있고 누구의 돈인지 불분명합니다만 그것보다 훨씬 더 정체가 불분명한 외부자본을 끌여들여서 외환은행의 지분을 샀기 때문에 이 부분은 상당히 법적으로도 논란이 될 수 있는 거죠."

최근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계약을 체결한 HSBC는 외환은행 지주회사 LSF-KEB Holdings SCA에 대한 최종 투자자에는 론스타 펀드 외에 다른 기관투자가도 들어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탐사보도팀은 이 다른 기관투자가의 존재를 추적하던 중 의외의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네덜란드 은행인 ABN-AMRO의 투자보고서입니다.

3억유로 즉, 3천 9백억원 규모를 외환은행 관련 위험자산으로 분류해 놓고 있습니다.

보고서 곳곳에서는 외환은행에 대한 지분을 의미하는 shareholding, stake등의 표현이 등장합니다.

KBS의 질의에 대해 ABN-AMRO측은 "론스타 펀드를 통해 외환은행에 간접투자하고 있다"고 밝혀 왔습니다.

결국 론스타가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했다는 1조 천 6백억원 가운데 적어도 ABN-AMRO의 3천 9백억원은 채권이 아니라 주가와 연동된 간접투자방식의 자금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론스타의 공시는 거짓일 수 있고 대주주가 아닐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터뷰>이대순(변호사): "주주명부상에는 론스타를 주주로 내세워 놓고 자기들은 숨어 있는 거죠. 실제 주주를 은폐하고 어떻게 보면 위탁받아서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 것도 사실은 적격성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거죠."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의혹은 현재 진행중인 외환은행 불법 매각 사건 재판에도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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