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유기농 자재’ 대량 유통

입력 2007.12.18 (20:56)

<앵커 멘트>

유기 농산물 상당수에서 사용이 금지된 농약이 검출되고 있습니다.

안전성을 검증 받지 못한 농자재가 무더기로 유통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농민도 소비자도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은준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기 농산물을 생산하던 김대영 씨는 3년차 되던해 인증을 취소당했습니다.

대형 할인점에 납품했던 채소에서 살충제가 검출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대영(유기농 인증 취소 농민):"처음에 딱 인증 취소됐다고 듣는 순간 운전하고 있었는데 팔에 힘이 쭉 빠지더라구요."

영업 사원으로부터 구입한 농자재가 화근이었습니다.

일반 농약보다 다섯배 정도 비쌌지만 해로운 성분 없이 병충해를 막을 수 있다는 말을 믿은 겁니다.

<인터뷰>김대영(유기농 인증 취소 농민):"말로는 대단해요. 천연물질로 만들어서 절대 농약 검출 안된다고... 영업 사원 얘기 듣고 쓰는 거지요, 그럼 바로 검출."

지난해만도 유기농 인증이 취소된 농가는 5백여 가구.

이 가운데 상당수는 농자재를 잘못 사용했다 낭패를 봤습니다.

인체나 토양에 유해한 성분이 없다며 비싼 값으로 팔리고 있는 유기 농자재는 천 2백여 종류.

그러나 정작 안전성을 검증받은 제품은 70여개 뿐입니다.

95%에 달하는 알 수 없는 농자재가 유통되고 있는 셈입니다.

<인터뷰>김호기(농민):"여러군데서 제품들이 나오고, 확실하다고 하지만 우리 자신도 좀 믿음직 스럽지 않아요. 마음 놓고 쓸 수 없어요."

<인터뷰>이영기:"유해 성분이 없다고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이 사람이 거짓말 하는 건지 진실을 말하는 건지는 모르잖아요."

농민들의 불안에도 관계 당국의 대응은 미온적입니다.

<인터뷰>농촌진흥청:"어떤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지 농가를 다 돌아봐야 합니다. 굉장히 많이 사용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유기농 농자재의 유통 실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생산과정의 허술한 관리로 유기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높은 편은 아닙니다.

<인터뷰>조명화(주부):"사긴 사는데 조금 찝찝해요. 이게 과연 유기농 맞나. 아루대로 좀 낫겠지 싶어서 사는거에요."

<인터뷰>장선영(주부):"가격은 좀 비싸게 주고 사긴 사는데, 그만 큼 믿을 수 있는 건지 그런 점이 조금 불안하기는 해요."

해마다 30%이상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유기농산물 시장.

올해만 3천 억원 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체계적인 관리는 멀어 보입니다.

KBS 뉴스 은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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