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1,700선 붕괴 우려…펀드 환매 부르나?

입력 2008.01.16 (18:53)

연일 계속되는 증시 급락으로 코스피지수 1,700선 붕괴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시장 일각에서 펀드 환매에 대한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
투매에 가까운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증시 수급이 취약해진 가운데 펀드 환매까지 겹칠 경우 자칫 수급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신권은 최근 운용사별로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입 강도가 다소 둔화되는 곳이 있으나 아직 이렇다할 환매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16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 미국 증시의 급락 여파로 한때 1,700선을 위협하다 41.98포인트(2.40%) 떨어진 1,704.97로 마감,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21.89포인트(3.25%) 급락한 651.36으로 4일째 내렸다.
코스피지수는 작년 말 1,900선 근처에서 현재 1,700대 초반까지 10% 이상 급락했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하회할 경우 유력한 지지선이 무너진 데 따른 투자자의 심리적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투자 심리의 악화는 주식형펀드에 대한 환매 욕구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의 매물공세에 맞서 소극적이나마 증시의 낙폭을 제한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펀드 환매가 일어날 경우 기관마저 매도 압력이 높아지면서 수급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시나리오'일 뿐, 투신권이나 증권업계에서는 아직 대규모 펀드 환매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허장 푸르덴셜투신운용 상무는 "국내 주식형펀드 유입액이 연초에 비해 줄어들긴 했으나 환매는 일어나지 않는 상태"라며 "개인투자자라면 작년 말이 환매 타이밍이었고 지금은 환매 시점으로 늦었기 때문에 오히려 주가가 빠질 때마다 펀드에 추가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상무는 "관망심리가 강해져 작년처럼 자금이 크게 유입되지도, 환매가 본격화되지도 않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는 주가가 반등하면 환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영우 기은SG자산운용 부사장도 "별다른 환매 움직임은 관찰되지 않는다"며 "코스피 1,700선이 무너지면 일부 심리적인 타격은 있을 수 있지만, 일시적인 동요에 그칠 뿐 대규모 환매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지금은 부동산이나 은행예금 등 대체 투자수단들의 매력이 낮아 펀드 외에 달리 투자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더라도 국내펀드에서 해외펀드로, 혹은 중국펀드에서 브릭스펀드로 갈아타는 등 펀드 시장 내에서의 자금 이동이 일어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7천억원 이상의 누적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1조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런 가운데 이날 기관은 5천억원어치 이상을 사들인 투신권을 비롯해 약 7천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외국인이 쏟아내는 매물을 받아냈다. 이날 매수분을 제외하면 기관은 올 들어 9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데 그쳐 주식시장에 대해 거의 중립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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