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 원인은 집값 보상금 불만 때문”

입력 2008.02.13 (07:47)

<앵커 멘트>

알고 보니 2년 전의 창경궁 방화도 채 씨의 소행이었습니다.

왜 채씨가 두번씩이나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그 배경을 서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년 전 창경궁 문정전 방화, 현장에 있던 관람객이 재빨리 소화기로 끄지 않았다면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뻔 했습니다.

경찰은 이 화재 역시 이번 방화 용의자인 채씨 소행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채모씨(용의자) : "관심을 끌려고 하긴 했지만, 하고보니 안 해야 할 짓을 하지 않았나..."

그런데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것은 이 두 곳만이 아니었습니다.

채씨는 심지어 종묘와 지하철 역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테러를 생각하기까지 했습니다.

채씨는 왜 이런 극단적인 행동은 해야만 했을까.

경찰조사에서 채씨는 집값 보상 문제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2년 재개발로 집이 수용될 때 책정된 보상금이 너무 적어서였단 겁니다.

당시 건설사는 도로로 편입된 채씨의 집터 92㎡에 대해 9천600여만원을 제시했지만, 채씨는 4억원 이상을 요구했습니다.

이후 채씨는 수십 건의 민원과 행정소송을 내면서 4년을 버텼지만 결국, 지난 2006년 3월 집은 강제 철거됐습니다.

이 같은 채씨의 심경은 범행 두 달 전에 써 놓은 편지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채씨는 정부에 수차례 진정했지만 한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헐값에 땅을 빼앗겼다고 호소했습니다.

<인터뷰> 고양시청 관계자 : "찾아가서 설득도 해봤지만 보상 때문에 마음상해인지 '나 혼자는 죽지 않겠다"고 했다."

결국, 보상에 대한 불만을 떨쳐버리지 못한 것이 문화재 방화라는 최악의 선택으로 이어졌습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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