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전용 화장실 폐쇄…창고로 전락

입력 2008.02.21 (06:59)

<앵커 멘트>

요즘 대부분 공공기관에는 장애인용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상당수 기관에서 장애인의 이용이 많지 않다며 화장실을 폐쇄하고 창고로 사용해버려 장애인에 대한 공공기관의 인식 수준을 짐작하게 합니다.

최송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장애인과 함께 한 공공기관의 장애인 전용 화장실을 찾아봤습니다.

넓은 공간에 버튼식 출입문까지 갖춰진 화장실 안.

지지용 버팀목은 걸레 건조대가 되어 있고, 세면대에는 대걸레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간이용 사다리 때문에 출입문 버튼은 아예 누를 수도 없습니다.

<인터뷰> 심우기(지체장애 1급) : "장애인 휠체어가 돌아다닐 수 있어야 되는데, 형식적으로 공간만 마련해놓은거죠."

하지만 시설 담당자들은 임시로 창고로 사용했다며 큰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입니다.

<녹취> 기관 관계자 : "저희 기관에는 장애인이 오는 사례가 거의 없거든요. 모퉁이 공간을 활용하는 건 알고 있었죠."

장애인들이 건강진단과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 자주 찾는 구청의 보건소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여성용 장애인 화장실입니다.

이처럼 세탁기가 화장실 공간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어 장애인들의 이용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세탁기 사용을 위해 변기는 아예 사용금지 표시를 붙여 놨습니다.

<녹취> 기관 관계자 : "1층에도 장애인 화장실이 있거든요. 엘리베이터도 있고 하니까 그걸 이용하면 될 거 같은데..."

지난 2006년부터 장애인들의 이용이 많은 공공기관에 전용 화장실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장애인에 대한 공공기관의 인식은 아직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송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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