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애환’ 가득한 ‘동춘호’

입력 2008.02.21 (21:01)

<앵커 멘트>

속초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사이를 오가는 국내 유일의 북방항로 여객선 '동춘호'를 아십니까?

망망대해 천리길 넘는 바닷길을 나서는 사람들은 어떤 사연을 품고있는지 그들의 길을 따라가 봤습니다.

김나나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속초항에 정박하고 있는 이 거대한 여객선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는 여객선 동춘호입니다.

만 3천 톤 급으로 일주일에 두 번 한국과 러시아의 뱃길을 엽니다.

1987 년 일본에서 건조된 배로 국내 해운사가 인수해 여러번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드디어 출항.

비행기로 금새 갈 수 있는 길을 바닷길 685 킬로미터 17시간이나 배를 타고 가는 사람들, 사연은 모두 다르지만, '한국과의 인연' 이란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가족들과 오래 떨어져 있었다는 사연부터...

<인터뷰> 구동희:"이 배를 언제까지 탈지는 모르지만 이 배에서 내릴때까지는 이 배가 길바닥에서 자는 것보다는 낳고 친구 집에 신세지는 것도 한두번이고..."

고향가는 중국동포의 감회와...

<인터뷰>김형철:"(한국에서 돈은 많이 버셨어요?) 돈도 많이 벌고 아이들 공부도 시켰어요. 거의...오랜 기간 떨어져있었어요."

여권 문제로 입국을 못해 그대로 러시아로 돌아가야하는 러시아 선원의 안타까운 이야기까지.

이런 저런 사연을 뒤로하고 동쪽에서 눈부신 태양이 떠오릅니다.

영하 20도에 이르는 얼음의 땅.

배가 육지에 닿으면 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지로 흩어집니다.

블라디보스토크 여객터미널엔 이제 한국, 속초로 떠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인터뷰> 알렉:"한국에 원양어선 타러갑니다."

<인터뷰> 우드밀라:"제 딸이 한국 사람과 결혼했어요. (지금 딸 보러 가시는 거에요?)"

<인터뷰> 이진수(기관사):"관광객들에게 바다는 아주 넓고 좋겠지만, 매일 그 자리에 있는 우리는 답답하죠."

누군가에겐 희망으로 가는 통로이고, 누군가에겐 일터이고, 또 누군가에겐 집이나 다름없는 '동춘호'.

동춘호는 오늘도 꿈과 애환을 싣고 망망대해를 떠갑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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