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① 말로만 혈액 부족…근무시간도 안 지켜

입력 2008.02.23 (21:52)

수정 2008.02.23 (22:34)

<앵커 멘트>

매년 겨울만 되면 혈액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입니다만 진짜 피가 부족한 이유는 계절적인 문제만이 아니었습니다.

적십자사의 안이한 운영실태를 담은 보고서를 KBS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김현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KBS가 입수한 보건복지부의 내부 보고서입니다.

지난달 혈액 대란 위기가 왔을 때 적십자사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순 A형과 O형 혈액 재고량이 0.2일분까지 떨어집니다.

다급해진 정부는 대한적십자사에 비상근무를 지시합니다.

그러나,당시 적십자사의 헌혈의 집 23곳 가운데 14곳은 비상근무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일찍 문을 닫았거나 주말에는 아예 운영을 하지 않는 식이었습니다.

<녹취>헌혈의 집 인근 상인 : "2년동안 토요일 일요일 안 열다가 몇주전에 2주 간단하게 열더라구요."

국고를 지원받는 헌혈의 집은 더 문제였습니다.

이들 헌혈의 집은 의무적으로 밤 8시까지 문을 열어야 했지만 오히려 저녁 6시까지 단축 운영을 했습니다.

12곳 중 9곳이 적발됐습니다.

비상근무는 커녕 정해진 근무시간도 지키지 않은겁니다.

당시 적십자는 혈액부족으로 병원 요청량의 20%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헌혈을 호소했지만 정작 운영은 한가했던 셈입니다.

<인터뷰>주영찬(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교육홍보팀장) : "저희가 많은 헌혈의 집을 많은 시간동안 열어서 헌혈자를 맡는게 맞겠습니다만 저희가 갖고 있는 인력이라든가 이런 인프라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복지부 공문을 보면 이런 행태는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적발됐는데도 전혀 시정되지 않았습니다

적십자의 안이한 운영은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돼 온 고질적인 문제였다는 게 복지부의 판단입니다.

KBS 뉴스 김현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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