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먹튀 상품권’ 피해 속출

입력 2008.02.28 (22:00)

수정 2008.02.28 (22:13)

<앵커 멘트>

실제로는 거의 쓸 수 없는 속임수 상품권이 시중에 유통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주로 지방에 사는 노인들이 감쪽같이 속아 확인된 피해액이 천억원이 넘습니다.

박현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돈을 빌려주면 비싼 이자를 주겠다. 대신 현금이나 마찬가지인 상품권을 주겠다.

듣기에는 그럴듯한 오케이토탈폭스존이라는 상품권입니다. 은행에서 집을 담보로 2900만원을 빌려 2900만원 어치의 상품권을 받은 한 할머니,

<녹취> 상품권 피해자: "본전을 준다고 하니까 하나도 안썼죠. 할 줄도 모르지만... 그거를 가지고 있으면 본전을 준데요 석달이고 몇 달이고... 그거를요..."
연 30% 넘게 주겠다는 이자는 더욱 달콤한 유혹이었습니다.

게다가 여행사 등 전국 20여 군데 인터넷 가맹점에서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고까지 했습니다.

과연 그럴까?

<녹취> 강원도 동해시 00 가맹점 대표: "오케이토탈(상품권사업자)자체가 10월11월 달부터 전산망이 안 됐어요."
직접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오프라인 매장도 전국에 단 한 곳 뿐입니다.

<녹취> 상품권 발행 회사 관계자: "광주에 이게 본사는 실제로 오케이폭스존이라고 5층짜리 건물이 살아있어요."
결국 거의 쓸 수 없는 말 그대로 먹튀 상품권입니다.

하지만 회사는 노인들이 돈을 주고 상품권을 산 것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상품권 발행 회사 관계자: "(상품권을 할머니들이 사 갔다는 말씀이세요?) 그렇죠 회사에서 팔았죠 돈 주고... 선택은 본인들이 하는 거지... 여기가 미성년자한테 팔고 하는게 아니잖아요."

약속했던 이자도 처음 얼마간엔 꼬박꼬박 지불됐지만, 그것도 잠시뿐 이내 끊기고 말았습니다.

<녹취> 상품권 피해자: "3개월이 되니까 안 주는 거예요. 그래서 여기 오니까 회사가 넘어갔데요."
상품권을 발행한 곳은 어매스 코리아라는 주식회사.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에 2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사업설명회를 벌였던 서울 종로의 본사를 찾았습니다.

사업설명회를 벌였던 사무실 중 하나입니다. 보시다시피 지금은 설명회 자료만 여기저기 흐트러진 채 회사 관계자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채권단이 확인한 피해액만 벌써 천 억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문제는 구체적인 사기 혐의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지난 한 해에만 세번이나 회사 이름을 바꿨을 뿐 만 아니라, 서류 상으로도 전혀 다른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녹취> 종로경찰서 담당 경찰관: "나쁜 것이라는 상당한 혐의가 있어요. 그런데 법인이 바뀌었어, 그리고 상품권을 판매하지 않아요. 다른걸 또 판매하기 때문에..."
지난달 5일, 처음 상품권을 발행했던 오케이토탈아울렛은 사업장을 폐쇄했습니다.

하지만 대표이사는 어매스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회사 이름만 바꾼 채 지금도 유사한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박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