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① 3월 대학가는 지금 ‘음주 중’

입력 2008.03.14 (22:04)

<앵커 멘트>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대학 신입생의 음주사고가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죽음까지 부르는 대학 캠퍼스의 잘못된 음주문화실태를 먼저 김현경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대학가 주변 유흥가, 밤 10시가 훨씬 넘었지만 학생들로 불야성입니다.

한 골목 건너 하나씩 학생들이 쓰러져 있습니다.

상당수는 신입생 환영회를 치른 대학 신입생들입니다.

<녹취> 대학 신입생 : "선배들이 주시는 거니까 거부하면 왕따 당하고 욕 먹으니까 마실 수 밖에 없죠"

실려가는 학생들이 속출합니다.

도로에 드러눕기까지 하면서 매우 위험한 상황까지 목격됩니다.

친구들은 이 학생을 집으로 바래다주는가 싶더니... 또 다른 술집으로 끌고 갑니다.

새벽 2시,2차와 3차를 즐기는 학생들로 술집은 빈 자리가 없습니다.

<녹취> 대학 신입생(음성변조) : "2차 3차 가고 계속 가는거죠. 새벽까지...소주 두세병은 기본이고..."

아예 학교 안에까지 들어가 술을 마십니다.

출입금지라는 푯말이 무색합니다.

기성 세대의 잘못된 문화를 너무 쉽게 따라하고 있는 건 아닌지,

<녹취> 대학 신입생 : "학생 때 할 수 있는게 솔직히 술 먹는거 빼면 당구치는 것 말고는 없쟎아요."

이런 잘못된 음주문화로 해마다 많은 학생들이 숨지고 있습니다.

지난 7일에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갔던 대학 신입생이 술을 마시고 잠을 자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잘못된 음주문화를 학생들의 개인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문제입니다. 학교와 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음주사고가 나면 해당 대학에 엄격한 책임을 물어 천문학적 금액의 소송은 물론 형사 처벌까지 감수해야 합니다.

그래서 미국 대부분의 주립대학은 교내에 주류반입을 금지하고 있는건 물론 음주교육을 필수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광기(인제대 음주연구소장) : "외국의 경우에는 음주 피해 예방을 위해서 반드시 음주 교육을 받아야 하고 그걸 수강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수강 신청을 할수 없게합니다."

우리나라 대학 신입생들의 77%는 술은 적당히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잘못된 상식을 갖고있어 술이 뭔지도 모르고 마시고 있는 셈입니다.

제대로 된 음주 교육도 없이 해방감에 들뜬 학생들을 방치할 경우 이런 후진국형 사고는 해마다 되풀이될 수 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김현경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