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메모] ‘트리플 약세’ 배경과 전망

입력 2008.03.18 (07:39)

수정 2008.03.18 (07:40)

<앵커 멘트>

미국발 금융 부실에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겹치면서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주식과 채권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났습니다.

그 배경와 앞으로 전망을 경제과학팀 임승창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임 기자, 먼저 어제 상황부터 알아보죠, 원달러 환율 참 많이 올랐어요?

<답변 1>

어제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은 1달러에 1029원 20전으로 마감됐죠, 2년 2개월 만에 1달러에 1000원을 넘어선 것인데요.

어제 하루 은행 외환거래실은 고함 소리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치솟는 환율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한 때 한국은행까지 우려를 나타냈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별 소용이 없었고요, 하루 만에 1달러에 32원 가까이 그야말로 급등했습니다.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시죠.

<인터뷰> 장보형(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 :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급 불균형이 이뤄지면서 환율이 폭등하는 시장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어제 하루 6천7백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고 그 자금을 빼내가면서 환율을 더 끌어올렸고, 이 때문에 코스피지수는 장중 1540선이 무너졌다가 1574선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또 채권시장도 외국인 매도 공세로 금리가 급등했거든요, 원화와 주가, 채권값이 모두 떨어지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가 어제 하루 금융시장을 크게 흔들었습니다.

<질문 2> 그럼 '트리플 약세'현상 왜 나타나는 건가요? 원인이 있을 텐데요?

<답변 2>

미국발 악재와 국내 요인이 맞물려 있습니다.

우선 대외 요인으로는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미국 연준, FRB의 긴급 자금지원으로 파산 위기를 넘겼다는 소식이 국제적인 신용 경색을 심화시켰다는 점을 들 수 있고, 국내 요인으로는 외환시장에서 달러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고 있는 것이 문젭니다.

좀 자세히 살펴보면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됐고, 앞서 전해드린대로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가 이어지는데다, 3,4월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시즌이거든요, 그래서 달러 수요가 많아졌습니다.

또 어제는 국내 투자회사들이 선물거래의 손실을 청산하기 위해서 달러를 사들이면서 달러 수요가 더 늘었는데 이와 달리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때문에 달러를 팔겠다는 세력은 많지 않아서 달러 값, 즉 달러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더 오른 겁니다.

<질문 3> 이런 상황에서 정책당국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데, 어떤 이윱니까?

<답변 3>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물가관리보다는 경상수지 방어를 통해서 경제성장률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 이런 언급을 여러 차례 해왔죠.

이 부분이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상황에서 정부마저 환율 상승을 용인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면서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를 부추겼다는 게 외환시장의 반응입니다.

환율이 오르면 우리 수출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커지고 결국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새 경제팀의 생각인데, 문제는 요즘처럼 미국을 비롯한 세계적인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환율효과로 수출이 늘어날 여지가 많지 않다는 게 문젭니다.

또 국제원자재값이 폭등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수출개선 효과가 더 제한될 수밖에 없고, 환율이 오른만큼 수입물가가 올라서 수출업체들도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질문 4> 결국 환율이 앞으로도 계속 오르면 수입 물가가 오를테고, 결국 경제 전반에 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텐데요?

<답변 4>

네, 국제원자재값과 환율이 함께 오르면서 지난달 수입물가가 22.2% 급등했는데요, 약간의 시차를 두고 곧 소비자물가 오르게 됩니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를 위축시켜서 성장률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정책당국의 면밀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앞으로겠죠.

단기적으로는 오늘 밤 미 연준이 금리 인하 폭을 결정하게 돼 있어서 그 결과와 시장의 평가가 단기적으로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