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유혈 확산 막아야

입력 2008.03.18 (07:39)

수정 2008.03.18 (09:50)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교수/객원 해설위원]

중국에서 독립과 자유를 외치는 티베트인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달라이 라마의 망명 49주년을 기념하는 티베트 승려들의 평화행진에서 시작된 독립요구 시위가 중국 당국과 마찰을 빚으면서 급기야 유혈사태로 번졌습니다. 당국의 강경진압에 맞서 승려 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가세하면서 시위사태는 티베트 자치구 뿐 아니라 티베트 민족들이 많이 살고 있는 인근 스촨지역으로까지 확산되는 등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오는 8월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중국에서 일어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각은 착잡합니다. 일각에서는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까지 논의되고 있습니다. 우리 외교부는 “사태진전을 주시하고 있으며 더 이상의 인명 피해 없이 원만하게 해결되기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중국도 매우 당혹해 하는 분위깁니다. 최근 제11기 전국 인민대표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구성하고 출범한 후진타오 제2기 체제는 ‘조화로운 사회’, ‘조화로운 세계’라는 구호를 내걸고 국제사회에 평화 이미지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큰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이른바 ‘티베트 문제’에 관한 한 당사자인 티베트와 중국의 시각차는 너무도 큽니다. 티베트인들은 자신들이 오랫동안 독립 왕국을 유지해 왔고 역사, 문화, 종교 등 모든 방면에서 중국의 통치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믿습니다. 더욱이 중국이 티베트를 무력으로 점령했고, 자신들의 고유문화와 종교를 말살하려는 기도에 맞선 독립 요구는 정당하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티베트 지역이 청나라 말 자신들의 통치권에서 잠시 벗어난 지역으로, 1949년 통치권을 회복한 엄연한 중국 영토라고 주장합니다. 인권탄압이라는 비판과 국제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면서도 중국이 티베트 요구에 강경하게 대처해 온 논립니다. 티베트 지역의 막대한 부존자원도 중요하지만, 이번 사태가 신장 위구르 등 또 다른 분리 독립 운동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을 중국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미 57년 동안 갈등을 빚어온 티베트 문제를 무력진압으로 해결하려고 한 중국의 조처는 성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 문제를 단순히 중국 국내 문제로만 이해하기에는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큽니다. 동북아시아의 안정은 평화통일과 번영을 꿈꾸는 우리에게도 필수적입니다.
세계는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꿈꾸고, 이를 구현하는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하나의 꿈, 하나의 세계’라는 베이징 올림픽의 캐치프레이즈가 이번 사태로 손상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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