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해설] 신뢰·협력 쌓는 출발

입력 2008.04.15 (06:54)

수정 2008.04.15 (07:40)

[고대영 해설위원]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미국과 일본 순방 길에 나섭니다. 취임 이후 강조해 온 실용외교의 첫 발을 내딛는 셈입니다. 그동안 두 나라와의 관계는 그리 원만하지 못했습니다. 북핵 문제에 대한 시원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고 역사왜곡으로 빚어진 갈등을 아직 수습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발 금융경색까지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순방을 통해 이 대통령은 소원해진 두 나라와의 관계를 진정한 동맹과 우방으로 복원하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특히 미국과는 그동안 대북 정책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여 왔습니다. ‘우리 민족끼리’라는 추상적 가치가 전통적인 한미 동맹을 이완시켰습니다. 두 나라는 북핵과 남북경협 문제를 놓고 의견 차이를 드러냈고 때로는 반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갈등을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북한에 대한 시각 차이를 해소하고 동맹을 복원하는 계기가 돼야 합니다. 특히 북한 핵의 신고와 검증 절차에 대한 공동 입장을 확실히 정리해야 합니다. 한미 양국이 북한 핵문제에 대한 공조체제를 확고히 할 경우 북한은 기존의 입장을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한미 어느 쪽도 일방적인 양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두 나라 사이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한국군 아프카니스탄 재파병, 주한 미군 기지 이전 비용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이 있습니다. 하나같이 잘못 다룰 경우 폭발성이 큰 사안들입니다. 원칙을 갖고 대처해야 합니다. 먼저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경제 규모도 고려해야 합니다. 한미 동맹 복원이 부담을 떠넘기는 기회가 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일본 방문도 한일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돼야 합니다. 일본은 역사 왜곡을 시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사에 대해 진정으로 뉘우치는 기색 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과거에만 얽매여 있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잘못된 행동에는 단호히 대처하되 미래를 향한 양국 관계 발전에는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늘어만 가는 대일 무역적자 해소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도 도외시 할 수 없습니다. 감정보다 이성적 접근이 중요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이 미국은 물론 일본에게도 이성적으로 다가가는 첫 걸음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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