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메모] 내수 진작 ‘세금 투입’

입력 2008.04.15 (06:54)

<앵커 멘트>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추경 예산 편성 계획을 밝히면서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추경 예산 편성을 하려면 현행법상 엄격히 제한돼 있기 때문에 정부는 아예 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경제과학팀 최영철 기자 자리했습니다.

<질문 1> 정부가 이른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세금도 쏟아 넣겠다는 얘기죠?

<답변 1>

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일요일 가진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그렇게 말했는데요.

내수 진작을 위한 선제적 대응책으로 내놓은 해법이 바로 추가경정 예산 편성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이명박(대통령/지난 13일 기자회견) : "지난번 초과 세수가 걷힌 것에 대해서 5월 국회 열리면 국회와 상의해서 우리가 내수를 촉진시키는 일에 쓸 수 있도록 그렇게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계 잉여금, 그러니까 쓰고 남은 세금이 모두 14조3천억 원인데요.

이 가운데 지방 교부금 5조 5천억 원 정도는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쓰일 돈이고, 부채 상환 등 용처가 정해진 돈을 제외하면 정부의 여유자금은 4조 8천억 원 입니다.

<질문 2> 그럼 이 돈을 투입하게 되면 좀 경기 진작에 효과가 있을까요?

<답변 2>

네, 재정을 어느 곳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지지만, 선제적으로 그러니까 미리 돈을 투입하면 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얘긴데요.

일반적으로 재정지출을 3조 원 늘리면 경제성장률을 0.2% 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정부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감세, 그러니까 세금을 줄이는 것보다는 재정 지출이 비교적 크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질문 3> 하지만, 현행법상 추경 예산 편성이 쉽지만은 않다고요?

<답변 3>

네, 추경 예산 편성에는 거기에 맞는 법적인 요건이 있는데요.

이 부분이 걸림돌이라는 것입니다.

지난해 1월 새로 시행된 국가재정법을 보면 추경 예산 편성 요건을 전쟁과 자연재해, 경기침체와 대량실업 등으로 한정해 추경 편성을 엄밀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추경 예산을 투입하려면 현행법상 우리 경제 상황을 경기침체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5%를 기록했고,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도 5% 후반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침체라고 얘기하기엔 좀 앞뒤가 맞지 않는 면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도 선제적인 대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국가재정법을 아예 고쳐서 혹시 생길 수 있는 논란의 여지를 없애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원래 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직접 한 번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인실(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 "추경 편성을 제한한 국가재정법의 취지는 재정의 건전성을 확립하고 예산낭비를 막자는 것인데, 이제 시행한 지 1년 된 국가재정법 개정을 검토한다는 것은 이런 법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것입니다."

<질문 4> 그렇다면 추경 예산이 실제로 투입되는 시점도 불투명하겠어요?

<답변 4>

네, 사실상 이제 공은 정치권으로 넘어간 셈인데요.

다음달 임시국회가 열린다 해도 법 개정까지 필요할 경우 추경 예산은 하반기에나 집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처음 의도했던 경기 침체에 대비해서 선제적으로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의미가 퇴색될 수 있습니다.

재정 투입이 경기 부양, 경제성장률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보통 6개월 정도의 시차가 필요한데, 하반기에 추경 예산이 투입되더라도 내년에는 경제환경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거든요.

또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요즘 가뜩이나 물가 상승이 걱정인데, 물가를 더 끌어올릴 수도 있고요.

여기에다 올해 성장률 올리겠다고 해마다 재정을 갖고 경기부양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정부의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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