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광복 후 처음으로 쌀 수출이 개시된 지 아홉 달이 된 현재, 7백만 명의 해외동포를 대상으로 우리 쌀 판매가 활기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 시,도마다 실적 쌓기에 나서면서 자칫 우리 쌀 수출이 공멸로 치닫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오중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러시아의 동쪽 끝 사할린, 이곳 재래시장에도 우리 쌀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강영기(사할린 한인) : "쌀이 좋거든요. 좋으니까, 암만해도 고향 생각이 나요." 이곳에 거주하는 한인은 모두 4만여 명, 이들의 식탁 위에 한국 쌀이 오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 석 달 전부터입니다.
러시아 당국이 농약이 검출된 중국산 수입을 금지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콘체바 타티아나(사할린주 산업무역 위원장) : "다양한 가격과 품질의 쌀이 수입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처럼 밥을 지어먹는 러시아인은 무려 3백여만 명, 그만큼 러시아 시장은 떠오르는 해입니다.
그런데 러시아보다 넉 달 먼저 쌀 수출이 시작된 미국 한인시장에는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각시도마다 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보조금을 내세우면서 수출가격이 60%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한건희(제희RPC 공동대표) : "지자체들의 과당 수출경쟁으로 원가가 내려가면서 수입 바이어들이 손익분기점에 맞지 않는 쌀값을 요구하기 때문에 미국에 수출을 중단하였고..."
<인터뷰> 박진두(전라북도 농산물수출계장) : "이건 위험한 발상으로 서로가 공멸할 수 있다."
수출이 허용된 지난해 6월 이후로 전 세계 7백만 한인에 전달된 모국 쌀은 5백 톤.
<인터뷰> 이동훈(삼성경제연구소 마케팅 전략실) : "본토민의 입맛까지 공략하는 재가공된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핵심 성공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치단체의 실적 쌓기와 업체들의 제살깎아먹기 경쟁으로 미국 시장의 실패에 이어 새로운 시장인 러시아까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KBS뉴스 오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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