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의사 도입 100년, 지금 의사는?

입력 2008.05.02 (08:11)

수정 2008.05.02 (14:04)

<앵커 멘트>

우리나라에 서양의학이 도입돼 면허 의사가 배출된 지 올해로 꼭 100년이 됐습니다.

처음으로 의사 면허를 받은 7명 가운데 2명이 독립운동에 헌신하는 등 당시 의사들은 책임과 희생, 사회의식 등이 투철했는데요, 요즘 의사들에게 거울이 되고 있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08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의사 면허를 받은 연세의대의 전신, 제중원의학교 졸업생 7명입니다.

7명의 졸업생에겐 대한제국 위생국 명의의 의사면허증인 '의술개업인허장' 1호부터 7호가 발급됐습니다.

이들은 개업을 해 돈을 벌기 보다는 후학을 양성하거나 독립운동에 투신했습니다.

졸업생 김필순은 서간도에 독립운동 기지를 개척하고, 내몽고에 병원과 무관학교를 설립해 활동하다 41살에 순국했습니다.

<인터뷰> 김윤옥(최초 의사 김필순 손녀) : "병원을 개원했는데, 거기서 나오는 돈으로 독립운동 자금을 댔어요. 그래서 식구들이 돈 많이 버는 아버지 밑에서 너무 배가 고팠데요. 우리 아버지가..."

의료인으로서의 책임의식과 개척정신이 투철했던 초기 의사들과 비교해 현재를 사는 의사들의 모습은 어떨까요? 의사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외과와 산부인과는 전공의 지원자가 부족한 반면, 수입이 좋다는 피부과와 성형외과 등엔 지원자가 몰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외과와 산부인과는 지원자가 없어 정원의 절반밖에 채우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우영제(의과대학 3학년) : "자신의 삶의 질이나 수입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고 가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동네의원 6곳 가운데 한곳은 자신의 전공과목을 포기하면서까지 돈이 된다는 성형외과나 피부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있습니다.

의사 서너 명이 매달리는 대장암 수술과 30분도 안 걸리는 쌍꺼풀 수술의 수입이 같다는 현실이 한몫을 하고 있지만, 의사들이 돈 되는 곳에만 몰린다는 비판은 피하기 힘듭니다.

면허 의사가 배출된 지 100년, 의사 10만 명 시대를 맞은 지금, 초기의사들의 책임과 희생정신을 한번 뒤돌아볼 때입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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