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명의 도용 수 억원 가로채

입력 2008.05.27 (07:08)

<앵커 멘트>

노숙 생활을 벗어나게 해주겠다며 노숙자를 유인한 후 대출 서류를 위조해 거액의 대출금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함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청주 지역 조직 폭력배인 황 모 씨 등이 노숙자 명의를 이용해 대포 통장과 대포폰을 만들어 유통시킨 것은 지난해 7월부터.

이들은 최근까지 노숙 생활을 벗어나게 해주겠다며 노숙자들을 설득해 1억 3천만 원 상당의 대포통장과 대포폰 250여 개를 만들어 팔았습니다.

또 노숙자 13명의 명의로 서류를 위조해 제 2금융권과 대출업체로부터 모두 23차례에 걸쳐 전세자금 명목으로 5억 2천여만 원을 대출을 받아 가로챘습니다.

<인터뷰>목성수(충북지방경찰청): "위장전입 근거를 가지고 제2금융권 등에서 전세자금 명목으로 대출받았다."

이처럼 노숙자의 명의를 도용해 수억 원을 가로챌 수 있었던 것은 조직적이고 전문적으로 범행 수법 때문.

서울과 대전 일대에서 모집된 노숙자들은 이곳 청주와 경기도 평택 일대의 숙박업소에서 조직적으로 관리됐습니다.

또 전문 위조책까지 갖춰 신분증과 대출서류를 위조해 금융기관과 대부업체의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을 수 있었습니다.

<녹취>사기 피의 노숙자: "그냥 됐다고 나가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나중에 연락이 왔는데 대출 처리해주고..."

경찰은 황 씨 등 6명을 구속하고 노숙자 등 1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이들이 유통시킨 대포폰과 대포통장이 전화 사기와 같은 2차 범죄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함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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