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음주 운전도 ‘중독성’ 있다

<앵커 멘트>
음주운전도 습관이라는 말, 과연 얼마나 사실일까요?
KBS 조사결과 한번 음주운전을 했다가 적발된 사람이 또다시 음주운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김현경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음주면허 취소자 교육현장, 400명을 수용하는 강당이 가득찼습니다.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람들은 1년간 면허를 딸 수 없었지만 최근 정부의 사면조처로 구제를 받으면서 교육생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하루 6시간 교육만 받으면 됩니다.

<녹취> "여러분들이 저정도 상태에서 운전을 하신거에요. 혈중알코올 농도 0.15%일때 평형감각까지 잃은 거에요."

이들중에는 두 번 이상 음주운전에 적발된 이들을 쉽게 찾을수 있습니다.

<녹취> 박모 씨(두차례 면허취소) : "술 한 잔 먹으니까 사람이 이성을 잃더라고요. 설마 또 음주 단속에 걸리겠나 해서..."

KBS가 경찰청의 의뢰해 음주 단속에 적발된 사람들의 성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3년간 3만 3천명이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상습 음주운전자로 밝혀졌습니다.

한해 만 명 이상이 음주운전이 적발되고도 또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았다는 얘깁니다.

이는 알코올이 마약과 맞먹는 중독성이 있는데다 술을 마시면 사람의 충동조절 기능을 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마비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남궁 기(연세대 의대 정신과 교수) : "술이라는 것 자체가 습관성이 있고 중독성이 있어서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또 마시게 되고 마시게 되면 또 충동조절 이 안되서 같은 일이 계속 반복해서 일어나는 거죠."

때문에 한번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람과 일반인이 새로 면허를 땄다면 음주운전자의 면허가 취소될 확률이 4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던 사람들은 술을 마시지 않든지 차를 아예 몰지 말든지 해야한다는 겁니다. 개인의 의지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전문의들은 지적합니다.

그래서 음주운전에도 치료의 개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독일과 미국에서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일정 이상이거나 횟수가 반복될 경우 법원 명령으로 치료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인석(삼성교통문화연구소 연구원) : "음주운전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치료명령 이나 어떤 특별한 교육이라든지 사회봉사 명령같은 그런 대책을 만들어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해 음주운전 사고로 희생되는 사상자는 무려 5만 5천명, 전체 교통사고는 줄어들고 있지만 음주운전 사고는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