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각지대 놓인 ‘전두탈모 환자들’

입력 2008.08.23 (21:45)

<앵커 멘트>

전두탈모, 머리카락뿐 아니라 온몸의 털이 다 빠져 사회생활이 힘든 장애수준의 질환인데요.
이들에게 가발은 장애를 가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사회적 지원은 전혀 없는 상탭니다.
이충헌 의학 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직장에 다니고 있는 20대의 이 여성은 겉모습은 멀쩡하지만,실은 가발을 쓰고 있습니다.

가발을 벗자 머리카락이 한 올도 보이지 않습니다.

머리를 비롯해 온몸의 털이 다 빠지는 전두탈모를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30대 초반부터 동전 크기로 머리카락이 빠지더니 5년 전에 완전히 탈모가 진행된 이 여성도 어쩔 수 없이 가발을 쓰고 다닙니다.

<인터뷰> 전두탈모 여성 : "특히 눈썹도 없기 때문에 더 이상하게 보이죠. 다른 사람이 봤을 때. 본인이 봐도 안 좋게 보이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머리가 빠지기 시작한 이 20대 남성은 심한 우울증에 빠져 아직 직업조차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두탈모 남성 : "기분도 처지게 되고 우울증도 오고.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죠."

전두탈모는 처음엔 원형탈모로 시작됐다가 머리카락이 완전히 빠지는 질환으로 앞머리가 주로 사라지는 남성형 탈모와는 전혀 다릅니다.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눈썹 등 온몸의 털이 다 빠지지만,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아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습니다.

때문에 이들에겐 수십만원이 드는 가발이 장애수준의 외모를 가릴 수 있는 유일한 보장구인 셈이지만, 의족이나 보청기 등과 달리 건강보험에서 지원이 되지 않습니다.

현재 안면장애는 '노출된 안면부' 즉, 얼굴과 목에만 국한돼 있어 전두탈모 환자는 장애 판정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임철완(전북의대 피부과 교수) : 치료가 가능할 땐 의료보험 혜택을 보지만 치료가 불가능한 장애등급이 되어 버리면 치료가 안 되니까 아무 혜택도 없는 거에요.

현재 국내에는 5천 여명의 전두탈모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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