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전통색채, 오방색의 재발견

입력 2008.10.25 (21:36)

<앵커 멘트>

오늘 문화와 사람에서는 우리의 전통 색 다섯가지, 오방색을 알아봅니다.

우리의 자연과 사상을 담고 있는 오방색의 신비로운 세계를 정성호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리포트>

경복궁 근정전 지붕 아래에 감춰진 목조건축의 화려한 채색, 붉은색과 녹청색이 다양한 문양과 어우러진 섬세한 단청이 왕궁의 권위와 웅장함을 나타냅니다.

궁궐과 사찰의 상징 색이 된 단청!

미세한 구멍을 뚫은 종이 위에 조갯가루 주머니를 두드려 밑그림을 그립니다.

처음 칠하는 '초빛', 그리고 정교하게 붓이 오갈 때마다 '종루'는 천연색으로 옷을 갈아입습니다.

<인터뷰>정성길(단청 장인): "오방색이 아니라면 색채를 낼 수가 없어요. 다섯 가지 색을 서로 섞어서 쓰는 게 단청이거든요."

우리의 전통색상 '오방색'.

황, 청, 백, 적, 흑... 음양 오행사상을 바탕으로 한 이 다섯 가지 색상은 수천 년 동안 우리 생활 속에 자리잡아 왔습니다.

'소목' 뿌리가 머금은 짙은 빨강.

그리고 초록빛 풀잎인 '쪽'에 잿물을 넣고 발효시켜 만든 가을 하늘색.

같은 재료, 같은 방법을 써도 동일한 색상이 나오지 않을 만큼 전통 염색은 까다롭고 번거롭습니다.

하지만, 지천에 널린 풀과 나무를 이용했기에, 오방색 천은 자연의 수수함을 닮았습니다.

<인터뷰>이종남(천연염색 연구원장): "자연을 바라보면 눈이 피로감이 없어지잖아요. 그거는 뭐냐면 색소가 복합색소를 이루기 때문이고, 화학염료는 단일색소기 때문에 자극적..."

'오방색'을 기본으로 수 백가지 색상을 구현한 전통한지.

찌고 삶고 데쳐진 한지를 실로 엮은 발로 '물질'을 하길 수차례.

곱게 뜬 '한지액'은 장작불로 달궈진 건조대를 거치고 나서야 제 빛을 온전히 드러냅니다.

<인터뷰>윤순희(원주전통한지 대표): "여러 가지 색상을 넣어서 다양한 색깔, 고운 색깔, 특이한 색깔 이런 색을 만들어내야지 좋은 작품들이 나와요."

은은한 '오방색'의 매력은 전통을 넘어 미래로 이어집니다.

마와 실크 등을 소재로 한 옷들, 전통 색채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 오히려 더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인터뷰>안선영(디자이너): "고요하고 매력있는 이런 소재를 가지고 어떻게 하면 좀 더 현대적이고 세련되고, 정말 입고 싶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오랜 세월 우리 자연과 철학을 담아온 '오방색'.

또다른 수많은 색을 만들어 내며 아름다운 채색의 세계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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