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 양념튀김에 어떻게 독성물질?…의문 증폭

입력 2008.11.29 (15:49)

수정 2008.11.29 (18:01)

충남 연기군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고의 원인이 장어양념튀김에서 검출된 농약성분으로 밝혀진 가운데 어떻게 장어튀김에 독성 물질이 들어가게 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장어 자체에 독성 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나 양념을 반죽하거나 장어를 튀기는 등의 조리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9일 충남 연기경찰서에 따르면 농약 성분의 일종인 '카보퓨란'이 학생들의 급식메뉴인 조리한 장어양념튀김에서 1㎏당 92.7mg, 토사물에서는 1㎏당 347mg이 검출됐다.
문제가 된 페루산 장어는 지난 6월 17일 2.2t 가량 수입됐으며 이를 지난달 20일 경기도의 한 수입업체가 512㎏ 정도 사들여 냉동보관하던 중 연기지역 한 납품업체를 통해 사고 당일 이 초등학교에 14㎏ 가량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입업체가 사들인 냉동장어는 경기와 충남 연기등에 모두 4차례에 걸쳐 모두 240㎏ 가량이 납품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 수입업체 등으로부터 냉동장어 시료 18㎏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경찰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장어 원시료에서 카보퓨란이 검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어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면서 "양념이나 튀김용 기름도 성분 분석을 의뢰해 조리 과정에서 고의나 실수로 독극물이 투입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어에 문제가 없다면 고의나 실수에 의한 독성물질 첨가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사고 당일 직영으로 운영되는 이 학교에서 조리한 음식을 먹었던 3개 초등학교 가운데 유독 이 학교의 일부 학생에게서만 식중독 증세가 나타난 점은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와 관련 식약청 관계자는 "이 페루산 냉동장어는 양식이 불가능한 자연산 붕장어여서 예전에 양식장에 사용해 논란이 됐던 말라카이트그린 등을 사용할 수도 없다"면서 "만일 카보퓨란과 같은 맹독성 물질을 썼다면 사람에게 탈이 나기 전에 먼저 장어가 폐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이어 "이 장어는 영하 16도 이하의 냉동상태로 수입됐기 때문에 방부제나 약품처리를 할 이유가 없다"면서 "장어 자체에 독성 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만약에 대비해 냉동장어 잔량 240㎏ 가량을 회수해 판매금지 조처를 취하는 한편 경기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냉동장어 시료에 대한 성분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5일 낮 12시50분께 충남 연기군의 한 초등학교 학생 31명이 학교에서 점심 급식을 먹은 뒤 구토와 어지러움 등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들 가운데 박모(12)군 등 2명이 한때 중태에 빠졌으나 지금은 호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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