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시한폭탄’ 전봇대, 주택가 덮쳐

입력 2008.12.24 (21:46)

<앵커 멘트>

오늘 서울 주택가에선 전신주가 갑자기 쓰러지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낡은 전신주가 통신선 무게를 못 견딘 건데, 거리의 시한폭탄이 따로 없습니다.
김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멀쩡히 서있던 16미터 길이의 전신주가 갑자기 건물 쪽으로 쓰러집니다.

사람들이 놀라 발걸음을 멈춰 섭니다.

전신주가 저절로 쓰러진 건 오늘 오전 9시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건물 지붕과 차량이 부서졌고 일대 전기공급이 4시간 동안 끊겼습니다.

<인터뷰> 김수용(바앤다이닝 사원) :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면서 저는 무슨 벼락이 치는 줄 알았어요."

사고는 노후한 전신주가 마구잡이로 설치된 무단 통신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일어났습니다.

통신망 회사들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이 전신주에만 무려 18개의 무단 통신선이 설치돼 있었고, 부러지는 순간에도 바로 옆 전신주에서도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통신망 회사들이 한전의 허가를 받아 설치할때만 안전하다고 진단합니다.

<인터뷰> 최종수(한국전기안전공사 팀장) : "보시는 것처럼 기울어져 있잖아요. 이렇게 통신선로 하중이 많이 걸리면 위험합니다."

낡고 약한 전신주가 언제 또 쓰러질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인터뷰> 임영훈(디자인 블루 본부장) : "저희가 전봇대가 상태가 많이 안 좋고 금이 가 있어서 점검을 몇 차례 요청을 했는데 점검을 하는 건 보지도 못했고."

전국의 전신주는 모두 800만 기. 급격히 늘어난 통신망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채 그나마 전신주까지 갈수록 노후화되면서 시민들은 사고위험에 방치돼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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