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급여 ‘100만 시대’…현장은?

입력 2009.01.14 (20:27)

수정 2009.01.15 (08:03)

<앵커 멘트>

불황 속에 신규 취업자 수가 5년 만에 마이너스로 반전했는데요. 실업 급여를 받는 사람도 백만 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정세진 앵커, 현장 직접 다녀오셨죠?

네, 사연이 절절하더라구요. 중장년층은 나이가 조금이라도 많으면 이력서도 못 넣어보는 분이 많았고 결혼했거나 아이가 있는 여성도 취업이 쉽지 않았는데요.

현장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오전 8시 반.

사무실 문이 열리자마자 자, 실직자 20명이 번호표를 뽑습니다.

번호판에 불이 들어오자 너나없이 상담 창구로 몰립니다.

자녀가 둘인 이 40대 가장은 15년째 일하던 직장에서 해고돼 일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녹취> 양OO(42세/2달 전 실직) : "젊은 사람 위주에요. 30대 미만을 찾더라구요. 나이 먹으니까 서글프더라니까요."

청소일을 하다 해고됐다는 이 씨는 꼬깃꼬깃한 명함 한 장을 꺼냅니다.

일자리를 찾고 있단 증거로, 면접본 회사의 명함을 내면 한 달에 70만원 씩 받습니다.

2시간 만에 상담자가 3백 명을 넘어섭니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상담 창구도 바빠집니다.

<인터뷰> 김현경(직업 상담사) : "구직자들이 실망하거나 좌절하는 것 같아요. 더이상 안될 것 같단 말씀 많이 하세요."

이 50대 구직자는 기대했던 경비자리가 없다는 소식에 낙담합니다.

<녹취> 정 모씨(57세): "피곤해요 할 때마다 힘이 빠지고..."

경력이나 경험보다는 나이부터 물어보니 나이가 죕니다.

<녹취> 첫번째 구직 통화 : "일자리 때문에 전화 드렸어요."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나이요?

<녹취> 두번째 구직 통화 : "지금 57세인데요. (죄송합니다. 나이가 초과됩니다.)"



<인터뷰> 최한성(57세/외국계 회사 경력): "건강 나이는 30대 인데, 사회적 배경이 이러니까...매일 아침 출근해서 집에 말 못하고 구직활동도 하고 15군데 이상 방문도 하고 전화도 해도 나이 제한 때문에..."

30대 초반도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워낙 일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영권(31세/실직자): "30대 되니까 자연히 직장을 고르게 되는데, 쓸 곳도 없고 그러니까 자격증 따고 실업급여로 학원비도 좀 보태고 해야죠."

특히 어린자녀가 있는 기혼여성은 이력서를 내기조차 어렵습니다.

<인터뷰> 안선영(32세/실직자): "회사생활에 지장을 받을 거다, 그런데 꼭 이런걸 해야겠냐? 남편이 벌이가 힘드냐..."

오늘 처음 실업 급여를 받으러 오신 분이 이렇게 많습니다. 2백 명 정도 되는데요. 매일 장소가 부족해 다른 장소까지 활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지난해 12월, 실업급여 신청자는 9만 3천 명으로 통계를 낸 뒤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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