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고령화 사회, ‘노인 범죄’ 급증

입력 2009.01.16 (21:51)

수정 2009.01.16 (21:56)

<앵커 멘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 범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우려스러운 일은 살인,강도 같은 강력 범죄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서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밤이 되자 이 남자, 어디론가 차를 몰고 떠납니다.

화면 속 여성은 살해 암매장됐습니다.

범인은 숨진 여성의 남편이었고 60대 노인이었습니다.

<인터뷰> 김현태(인천 삼산경찰서) : "보기에는 나이보다 더 들어보이는 연약한 노인이었는데, 젊은 사람도 혼자 옮기기 힘든 시신을 혼자 옮기고..."

동두천의 이 노인정에선 화투를 치던 60대 남성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둘러 한 명을 중태에 빠뜨렸습니다.

<녹취> 목격자 : "우발적으로 했다니까 니가 잘했니 내가 잘했니 그러다가 칼 가지고 찔렀지."

날로 흉포화되는 노인범죄, 1996년 살인범은 20명에 불과했지만 10년 만에 세 배 가까이 늘었고, 방화범과 성폭행범도 네다섯 배씩 급증했습니다.

전체 범죄에서 노인 범죄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의 네 배에 이릅니다.

무엇보다 OECD 회원국 중 노인인구가 제일 빠르게 늘어난 사실과 무관치않다는 분석입니다.

몸은 아직도 팔팔하지만 사회에서는 퇴물취급을 받는 틈새에서 벌어진 사회병리현상이라는 얘깁니다.

<인터뷰> 장준오(한국형사정책연구소 박사) : "소외되는데 신체적으로는 아직도 기능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니까 욕구 불만이 범죄로 표출되게 되는 거죠."

모두들 힘들다는 요즘엔 극단적 생각을 한다는 노인들이 많아졌습니다.

<녹취> 서울 시민(70세) : "뭐 할 게 없잖아. 쌓이고 쌓이다 술 한잔 마시면 터지고, 미친 사람처럼 화풀이 하는 거지."

<인터뷰> 강병만(한국 노인의 전화 사무국장) : "자식들이 이렇다면 차라리 다 죽이고 나도 죽는 게 낫지 않겠냐 이런 극한적 상태..."

노인범죄가 위험수위에 이르렀지만 사회적 위기의식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노인범죄 예방을 위해 경찰은 2005년부터 '독거노인 전담 경찰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실정입니다.

<녹취>서울 모 지구대 경찰관 : "한 번씩 불편한 사항이 없다. 하는 건 동사무소에서 하지 경찰에서 하는 건 아니에요."

노인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전환,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KBS 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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