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독립영화 첫 11만 돌파

입력 2009.02.04 (20:15)

수정 2009.02.04 (20:26)

<앵커 멘트>

제작비 1억 원에 불과한 다큐멘터리 영화 한 편이 한국 영화사를 새로 쓰고 있습니다.

이충렬 감독의 '워낭 소리'인데요, 독립 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11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모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평일에도 영화관을 가득 메운 관객들.

독립 다큐 영화 '워낭 소리'를 보러 온 사람들입니다.

<인터뷰> 박소정(서울시 명륜동) : "다큐멘터리 영화를 잘 보는 편은 아니었는데, 입소문도 매우 좋게 나고 재밌다고 해서 보러 왔습니다."

<인터뷰> 김옥자(서울시 압구정동) : "'워낭 소리' 해서 제목도 좋고, 아련한 추억같은 게 있어서 보고 싶어서 왔어요."

젊은 세대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워낭'은 소 목에 매다는 방울을 뜻합니다.

영화는 여든 살 노인과 마흔살 된 늙은 소의 일상을 꾸밈 없이,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나한테는 이 소가 사람보다 나아요.

감독은 3년에 걸친 끈질긴 촬영을 통해 인간과 소의 가슴 뭉클한 교감을 필름에 담았습니다.

<인터뷰> 이충렬('워낭소리' 감독) : "일을 한다는 것, 늙어간다는 것, 사라진다는 것, 그런 존재론적인 의미를 반추해본다는 측면이 있었고요."

제작비 1억 원의 이 저예산 영화는 특별한 홍보도 없었습니다.

순전히 평론단과 네티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호평 덕분에 개봉 3주가 된 오늘 관객 수 11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역대 독립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인 5만 5천 명을 배 이상 훌쩍 뛰어넘은 겁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당초 7개 상영관에서만 개봉됐던 워낭소리는 이번 주말부터 전국 47개 상영관에서 확대 개봉됩니다.

<인터뷰> 이유숙(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 "짐승이라는 생각보다는 자연을 살아가는 두 생명체가...아유, 눈물이 나려고 하네. 아두 감동적이었어요."

<인터뷰> 홍근욱(서울시 상계동) : "소가 사람보다 낫다라는 게, 진실성이나 순박함 같은 게 많이 느껴져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거대 자본도, 스타도 없는 한 편의 소박한 영화가 진심은 통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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