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일의 ‘동굴 부락’ 사라질 위기

입력 2009.02.07 (21:46)

수정 2009.02.07 (21:58)

<앵커 멘트>

수백년 동안 동굴에서 소수 민족이 있는데요.
중국 유일의 이 동굴 마을이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정인성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의 산악 지대, 해발 천8백미터 지점에 위치한 한 대형 동굴에 19가구 80여명의 묘족들이 모여살고 있습니다.

집들은 대나무로 지었고, 천정에서 떨어지는 물이 식수원입니다.

<녹취> 왕펑궈 동굴 마을 촌장 : "동굴안은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해요. 비가 내려도 걱정이 없고 생활용수로 쓸 물도 충분합니다."

주민들은 산비탈을 일궈 옥수수와 고구마 등을 재배합니다.

수백년 동안 동굴에서의 삶을 유지해 온 이들에게 몇년 전부터 공동체 자체의 삶을 뒤흔드는 몇 차례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첫번째는 정부의 이주 정책 때문이었습니다.

정부가 동굴 밖에 집을 지어 이주시켰지만 주민들은 동굴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녹취> 샤롱궈 마을 주민 : "동굴 밖 집은 동굴보다 춥구요, 바람이 불면 집이 무너질 것 같아 다시 동굴로 돌아왔어요."

본격적인 위기는 아이들 교육 문제 때문에 불거졌습니다 정부가 갑자기 동굴 학교를 폐쇄한 것입니다.

매일 5시간씩 걸어서 다른 마을 학교에 다녀야 하는 자녀들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이사까지 고려합니다.

또 외부세계와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젊은이들이 잇따라 도시로 떠났고 백명이 넘던 주민은 80명선까지 줄었습니다.

문명세계와의 접촉 이후 붕괴됐던 다른 공동체 사회처럼 이 마을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구이저우성 안순에서 KBS 뉴스 정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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