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공공시설은 관변단체 안방?

입력 2009.02.07 (21:46)

수정 2009.02.07 (21:59)

<앵커 멘트>

자치단체 청사에 입주해 있는 관변단체들이 주민 자치 공간을 빼앗고 지방재정까지 부담스럽게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 현장을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910억 원을 들여 지은 서울 관악구청 청삽니다.

외관은 고급스럽지만 주민들을 위한 문화.휴게시설은 거의 없습니다.

구민회관도 주민들을 위한 공간보단 관변단체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임대료 한푼없이 더부살이를 해 온 지 벌써 23년째입니다.

<녹취> 관변단체 관계자 : "비싼 건물이나 사무실을 얻을 형편이 안 되기 때문에. 좋아서도 있고, 나갈 필요도 없으니까 있고, 그런거지."

626억 원을 들여 신청사를 지은 마포구도 비슷해 옛 청사의 빈 공간을 관변단체가 차지했습니다.

<녹취> 마포구 주민 : "노래교실 같은 데, 또 수영장 같은 거, 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거. 저런 단체들 들이지 말고..."

15개 관변단체에 구민회관을 내준 용산구청은 정작 자신들은 다른 건물을 빌리는데 억대의 임대료를 쓰고 있습니다.

이처럼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에 공짜, 또는 턱없이 낮은 임대료를 내고 입주한 단체는 모두 백여곳으로 추산됩니다.

관변단체들이 자치단체 건물을 이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은 자치단체장에게 있는데도 관행에서 벗어난 결정을 하는 단체장은 거의 없습니다.

<녹취> 관변단체 관계자 : "(구청장들이) 표를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구청장이 됐든 국회의원이 됐든 죽을 때까지 하겠다는 사람은 못 쫓아내요."

<인터뷰> 여용옥(구민회관제자리찾기 대표) : "결국 주민들로서는 관변단체가 입주해 있는 공공시설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수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보다 주민입장에서 생각하고 주민을 위해 결정을 내리는 단체장들의 결단이 아쉽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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