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에 ‘아수라장’…불길 피하려다 봉변

입력 2009.02.10 (21:52)

<앵커 멘트>

억새를 태우던 불길이 역풍을 타면서 관람객들을 덮쳐 피해가 컸습니다.

특히 전망 좋은 낭떠러지 부근에 있던 사람들이 많이 숨졌습니다.

박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억새 태우기 행사장은 해발 750미터가 넘는 산 정상.

고지대인 만큼 대기 변화가 큰 곳입니다.

이런 곳에서 바짝 마른 억새에 붙은 불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번졌습니다.

<녹취>변희룡(부경대 대기과학과 교수) : "고온건조한 상태에서 불길이 예상보다 훨씬 높았거든요. 강한 상승기류가 있으면 불꽃이 비산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하필 불길이 덮친 곳은 억새밭 사이에 방화선만 만들어 마른 억새가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처음에 불을 놓을 때는 바람이 불 쪽으로 불었지만 불길이 확대되면서 치솟는 과정에서 역풍으로 바뀌었습니다.

불길은 15미터에 불과한 방화선을 넘어 서쪽 행사장에서 남쪽으로 급속히 번져갔습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숨지고 일부는 벼랑인 배바위 쪽으로 피하면서 추락했습니다.

배바위는 뒤쪽이 벼랑이지만, 전망이 좋아 사람이 많이 있던 곳으로 피해가 더욱 커졌습니다.

실제로 사망자 4명과 부상자 대부분이 배바위 쪽에서 화를 입었습니다.

<인터뷰>최지웅(사고 목격자) : "벼랑인데, 그쪽에 사람이 많이 있던 곳이거든요. 사람들 밀리니까 떨어져서 다치고 그랬어요."

산 정상이라는 대기변화가 큰 곳에서 피할 곳 없는 벼랑이 인명피해를 키웠습니다.

KBS 뉴스 박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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