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하룻밤에 40억?…가족도 잃었다!

입력 2009.02.13 (20:13)

<앵커 멘트>

강원랜드의 도박중독자 이야기 여러 번 보도해드렸습니다만, 수백억대의 재산을 날린 거액 도박 중독자들을 KBS가 단독으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한 도박 중독자는 가장 많이 잃은 게 하룻밤에 40억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거액 도박 중독자들의 실태, 먼저 정윤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발 900미터에 우뚝 솟은 강원랜드. 말 그대로 불야성입니다.

카지노 입구 소파에선 여기저기 도박꾼들이 잠을 청하고, 안에는 발디딜 틈조차 없습니다.

<녹취> 김00(도박 중독자) : "여기서 거지돼서 돈 다 떨어지면 여관가고..."

'도박장 안의 도박장'이란 VIP 카지노.

일반 영업장 베팅한도액은 30만원이지만, 이곳은 천 만원입니다.

사업가 정모 씨는 여기서 하루밤새 무려 40억원을 날렸습니다.

<인터뷰>정 00 : "100억 원 잃을 때부터 진땀이 났죠. 제일 많이 잃을 때가 (하루에) 40억 원 잃었어요."

정씨는 결국 도박증독 증세를 보이며, 전 재산 360억원 뿐 아니라, 가족까지 모두 잃었습니다.

<녹취> "2006년 4월에 딸이 미국에서 교통 사고로 죽었어요. 그때도 내가 도박 때문에 나는 안가고..."

400억 원을 날린 자영업자 최 모 씨도 도박 중독에 죽고 싶은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최 00 : "이 때까지 정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폐광지역 매몰자보다 많을 겁니다."

300억원을 잃은 김모 씨는 지난해 9월 실제로 자살을 택했습니다.

가족들은 강원랜드가 이씨의 출입을 막았더라면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김 00 씨 딸 : "손으로 도박하다가 손가락 잘리니까 발로도 하고 그만큼 무서운 건데, 그걸 국가에서 도와주지 못했다는 거..."

실제 강원랜드는 본인이나 가족들의 요청이 있으면 출입정지나 금지조치를 내리도록 돼 있지만, 이들 거액도박자에게 이 조항은 사실상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인터뷰>최 00 : "의무 규정을 지키지 않고 강원랜드측에서 해지해줬습니다. 짧게는 20일만에.."

전 재산 70억 원을 날리고도 카지노 주위를 전전했던 서모 씨, 도박중독 피해는 자신이 마지막이길 바란다며 호소합니다.

<녹취>서 00 : "지금이라도 돌아가십시오. 돌아갈 수 있을 때가 지금이 기회입니다. 나중에는 돌아가고 싶어도 못갑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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