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북한, 협박 끝내고 화답해야

입력 2009.02.17 (07:14)

수정 2009.02.17 (07:25)

[김기춘 해설위원]

2월 16일, 어제는 북한 최대의 명절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입니다. 67회 생일을 맞아 북한 전역은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도 각종 행사로 떠들썩했습니다. 경축 명절에 북한은 이례적으로 공개연설에서 남한 정부를 반통일 호전세력으로 규정하고 반정부 투쟁을 선동했습니다.

반면에 미국에 대해서는 예년과는 달리 아무런 비난도 하지 않았습니다.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카드로 미국을 압박해오던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태도 변화입니다. 지난 주말 미국이 경고와 함께 새로운 대북정책 메시지를 날리면서 국면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북한이 핵을 폐기할 준비가 돼 있다면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고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조약으로 대체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 북한 주민을 위한 에너지 경제지원에도 나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행동 대 행동으로 접근하던 부시 행정부와는 달리 북한의 핵폐기 의지만 분명하다면 양국 관계 정상화도 병행해서 논의할 수 있고 일괄 타결도 가능하다는 겁니다.

부시 행정부의 선 북핵문제 해결 이후 관계 정상화를 논의하는 입장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핵과 미사일, 인권, 북미수교와 같은 핵심 의제를 한 테이블에서 일괄 논의할 수 있다는 이른바 패키지 협상 방식을 시사한 것입니다.

미국은 북한에 더 이상 위기를 확산 하지 말고 대화에 응하라는 주문을 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대화를 할 것이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북한에 알린 것입니다. 북한으로서는 내심 바라던 국면입니다. 대북특사로 내정된 보스워스 전 대사가 이달 초에 전문가들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하는 등 북미간의 직접 접촉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이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아시아 순방에는 대북정책 재검토와 함께 6자 회담 당사국 특히 한국과 일본간의 의견 조율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제 미국이 찬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달라진 메시지를 읽는 몫은 북한입니다.

이제는 북한이 화답해야 할 순간이 왔습니다. 북한은 먼저 전면대결대세로 내몬 대남 압박을 중단해야 합니다.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라는 대미 시위도 끝내야 합니다. 위기만 고조시키다가 때를 놓치면 더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된다는 점도 북한은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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