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정부가 20년 만에 서머타임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에너지도 절약하고 낮시간 한 시간을 더 잘 활용하게 하겠다는 복안인데,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팀 최영철 기자 자리했습니다.
서머타임이 무엇인지부터 확실히 하고 가죠?
<리포트>
여름에는 낮시간이 길죠. 그래서 새벽 6시부터 날이 훤하게 밝을 때가 많은데, 이런 시간을 활용하자며 생긴 게 서머타임입니다.
보통 서머타임을 시작하는 날 새벽 2시에 시침을 한 시간 더 돌려 새벽 3시로 만드는 겁니다.
표준 시간을 한 시간 더 앞서가도록 해 일과 시간을 한 시간 일찍 시작하도록 한 것입니다.
<질문 2> “하지만, 지난 20년 전에는 올림픽이 끝나고 바로 중단되지 않았나요?”
<답변 2> 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987년에 도입됐는데요.
당시엔 88올림픽을 앞두고 다른 나라와 시차를 좀 줄이려고 도입했다는 논란도 있었죠.
하지만, 무엇보다 낮 시간이 한 시간 늘어난 만큼 근로시간 연장 우려가 컸구요.
생활리듬 혼란, 생각보다 에너지 절약 효과가 적었다는 점에서 반대 여론에 밀려 서머타임제는 2년 만에 중단됐습니다.
<질문 3> “이렇게 한동안 하지 않던 서머타임제를 정부는 왜 다시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겁니까?”
<답변 3> 네, 경제위기 속에서 정부는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있는데요.
서머타임 그 자체는 낮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입니다.
사실 세계 74개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고, OECD 국가 중에선 한국과 일본, 아이슬랜드만 시행하지 않고 있는데, 백야가 있는 아이슬랜드를 빼면 한국과 일본만 도입하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낮 시간을 한 시간 더 활용하게 되면 삶의 질을 높일 기회가 커지고 그렇게 되면 레저 산업 등 내수 경기를 살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 9천 백20만 달러의 에너지 절약도 가능하다고 정부는 서머타임 재도입 추진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한 시간 먼저 퇴근해서 소비도 좀 하고 서비스업도 활용하고 해서 경제를 살리는 측면도 있다는 겁니다.
이미 여론도 서머타임을 상당 부분 찬성하고 있다는 여론 조사 결과도 밝혔습니다.
정부 관계자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정관/(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 : “여론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반대가 30%, 고정적인 반대고요. 찬성 여론이 50%가 넘습니다”
충분한 공감대만 형성되면 이르면 내년 5월에라도 서머타임을 시행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질문 4> “하지만, 여론 조사로만 밀어붙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반대 논리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답변 4> 정부가 가장 부담스럽게 여기는 부분은 노동계를 중심으로 한 반대여론입니다.
노동계는 서머타임 도입이 한국적 노동관행에서 근무시간의 한 시간 연장일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유지해 왔거든요.
또 항공기 스케줄 등 각종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비용과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가와의 시차 차이 극복 등도 해결해야 할 사항입니다.
이 때문에 서머타임의 실제 시행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우선 공감대 형성에 나서겠다고 강하게 밝힌 만큼 서머타임이 이제 남의 나라의 일만으로 생각해선 안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