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센터’ 하승진, KCC 상승세 주도

입력 2009.02.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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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센터' 하승진(24.전주 KCC)이 부상 복귀 후 한층 나은 플레이로 소속팀의 가파른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를 경험한 첫 한국 선수인데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하승진은 그러나 프로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허재 KCC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새끼발가락 부상 여파로 한 달여 코트를 비웠다가 지난달 15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복귀전을 치른 하승진이 달라졌다.
전자랜드전 직후 "팀이 나를 굉장히 요구하는 줄 알고 일찍 복귀했는데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짧은 출전 시간에 불만을 표출한 뒤 곧바로 사과하고 마음을 고쳐먹은 하승진은 큰 키(221㎝)를 이용한 적극적인 제공권 싸움과 저돌적인 덩크, 향상된 자유투 성공률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17일 부산 KTF와 홈경기는 하승진의 저력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하승진은 5개의 덩크를 작렬하며 자신의 프로 데뷔 후 한 경기 최다득점기록(22점)을 작성했다. 리바운드도 13개나 걷어내며 87-77 승리를 이끌어 허재 감독에게 정규리그 통산 `사령탑 100승'을 선물했다. 하승진의 이번 시즌 8번째 더블더블. 하승진이 신인 가드 강병현과 맹활약하면서 KCC는 최근 7경기에서 6승1패의 좋은 성적으로 4위를 달리고 있다.
하승진은 골밑에서 상대팀 외국인 선수에 밀리지 않으면서 8개의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등 제공권을 장악했다.
특히 4-4 동점이던 1쿼터 초반 림을 부러뜨릴 듯한 폭발적인 덩크슛을 꽂아넣고서 원핸드와 투핸드를 가리지 않고 5차례나 덩크슛을 성공했다. 하승진의 덩크슛 5개는 자신과 김주성(동부), 이동준(오리온스)이 함께 보유했던 토종 선수 한 경기 덩크 타이기록(3개)을 2개나 넘어선 신기록이다.
하승진은 또 자유투 2개를 착실하게 꽂아 넣어 자유투 난조 약점을 극복했다. 부상 복귀 이전에 32%에 그쳤던 자유투 성공률도 50%(자유투 54개 중 27개 성공)까지 끌어올렸다.
허재 감독도 하승진이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좋아지고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승진이가 빨리 득점을 하려고 서두르고 용병을 막는 방법이 아직 미숙하다"는 허재 감독은 그러나 "공격보다 수비에 더 치중할 것을 주문하는 데 큰 키를 이용해 리바운드에 적극적이고 볼을 캐치하는 능력도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승진은 프로 데뷔 후 최다득점에 대해 "운이 좋았다. 센터라서 혼자 득점할 수 없어 동료가 도와주고 찬스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공을 돌리고 나서 "통산 100승을 올리신 허재 감독에게 축하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인왕 타이틀에 대해 "솔직히 신인왕에 욕심이 나지 않는다. 오히려 (강)병현이가 탔으면 좋겠다"면서 "급하게 서두르다 지치는 바람에 플레이가 느슨해지는 경우가 많다. 몸을 탄탄하게 다져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고 싶다. 또 허재 감독님이 200승, 300승을 올릴 때까지 같은 팀에서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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