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 현장] 여야 극한 대치…국회 파행

입력 2009.02.26 (23:34)

<앵커멘트>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직권 상정 이후 정국이 다시 한치 앞을 보기 어려운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특히 여당이 내친김에 쟁점법안 표결처리까지 밀어붙일 기세여서 자칫 제2의 입법전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용덕 기자!

(네, 국회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정무위원회에서는 아직도 여야 대치가 벌어지고 있지요?

<답변>

네, 상황은 오늘 오후 8시반쯤 김영선 정무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정무위 회의실로 갑자기 진입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상황이 벌어지자 민주당과 민노당 등 야당 의원과 보좌진들이 급하게 따라 들어오면서 여야는 회의장에서 대치를 계속했습니다.

여당 의원들은 쟁점법안인 금산분리 완화 관련법안과 산업은행 민영화 관련법 등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요구했고, 야당 의원들은 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반대했습니다.

이에 앞서 여야의 대치는 하루종일 계속됐는데요.

사실 정무위원회도 당초 오늘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들의 저지로 한나라당이 회의를 미뤘던 것이고, 미디어법이 기습 상정된 문방위원회,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있는 외통위원회 등 대부분 상임위가 파행됐습니다.

여기에 내일 본회의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문방위와 행정안전위 등 쟁점 상임위 재소집을 요구하고 나서

더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질문>

여야 모두 팽팽한 입장인데 특히 여당의 강경 기류가 눈에 띄는 것 같은데요?

<답변>

네, 한나라당은 내친 김에 쟁점법안 모두를 이번 임시국회에서 모두 표결 처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당초 2월 국회때 쟁점법안을 상정만이라도 하자던 것에 비해 크게 바뀐 것인데요.

한나라당은 야당이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거나 퇴장할 경우 상정된 법안 모두를 표결 처리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녹취> 홍준표(한나라당 원내대표) : "법안처리 막을 때는 여당 상임위원장 있을때는 심사기일 지정하라. 상임위 가져와서 표결하라."

한나라당은 특히 경제관련 법안은 물론이고 미디어법까지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이 예상됩니다.

<질문>

하지만 민주당은 결코 그냥 보고 있진 않겠단 입장이지요?

<답변>

네, 민주당은 이미 어젯밤부터 문방위원회 점거 농성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무위 등 각 상임위에서도 적극적인 저지에 나서고 있는데요.

여당의 미디어법 상정은 원천 무효라고 거듭 주장하는 한편 지난 1월 여야 합의를 깨는 등 정치도의를 어긴 여당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단 겁니다.

<녹취> 원혜영(민주당 원내대표) : "민생 살리기 위해 매진해야 할 국회를 정쟁 장으로 전락시키고 정권 유지 기반 확충을 위해 청부 입법 중단할 것을 강력 요구..."

민주당에서는 이에 따라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방안까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이번 사태와 관련해 김형오 국회의장의 고민도 커지고 있지요?

<답변>

네, 사실 한나라당의 의도대로 쟁점법안들이 각 상임위를 통과한다 해도 이번엔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차지한 법사위에 법안이 회부됩니다.

민주당이 호락호락 법안을 처리해줄리는 없기 때문에 2월 국회에서 법안을 모두 처리하겠다는 여당의 생각에는 결국 해당 법안을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하는 것이 포함돼있습니다.

때문에 여야 원내지도부는 오늘 의장을 번갈아가며 방문하는 등 국회의장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에 대해 민생과 경제를 위해 필요한 법은 이번 국회에서 처리돼야한다며 내일까지 법안 심사를 완료할 것을 요구해 사실상 법안 직권상정 수순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미디어법 기습 상정에 반발해 오늘부터 총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오늘 파업에는 MBC 노조가 즉각 제작 거부에 돌입한 데 이어 SBS와 YTN, CBS와 EBS 노조 등도 순차적으로 파업에 동참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언론노조를 탈퇴한 KBS 노동조합도 미디어법 상정에 반대하며 다음달 2일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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