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악화

입력 2009.02.27 (11:04)

수정 2009.02.27 (17:53)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월 국제수지 동향'에서 경상수지가 4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은 세계경기 침체로 수출이 크게 줄어든데 따른 영향이 크다.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로 들어온 달러보다 나간 달러가 많다는 뜻이므로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그러나 경상수지는 2월에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내수경기 위축으로 수입이 줄어든데다 선박수출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경상수지 왜 적자로 돌아섰나
이번 통계에서 관심을 모은 것은 경상수지가 4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9월 -13억5만원으로 적자를 나타냈으나 10월 47억5천만 달러, 11월 19억1천만 달러, 12월 8억6천만 달러 등으로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경상수지의 적자전환은 상품수지가 -14억6천만 달러로 작년 9월 이후 4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상품수지 악화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월의 수출총액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3.8%나 줄었다. 11월의 -19.5%, 12월의 -17.9%에 비해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품목별로는 승용차가 56.3% 줄었고 반도체 -44.9%, 기계류.정밀기기 -38.6%, 전기.전자제품 -37.2% 등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 팀장은 "세계 경기가 침체 상태에 빠져 있는데다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들면서 수출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수입총액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31.9% 줄어 전월(-21.6%)보다 감소폭이 확대됐지만 수출에 비해서는 기울기가 가파르지 않았다.
이는 에너지류 수입이 84억 달러로 전월의 76억3천만 달러에 비해 10.1% 늘어난데 따른 영향이 크다. 특히 가스의 수입은 33억3천만 달러로 전월의 23억9천만 달러에 비해 39.3% 증가했다. 원유도 38억6천만 달러에서 39억9천만 달러로 늘었다.
한은은 에너지류 수입이 늘어난 것은 추운 날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자본수지는 순유입으로 전환
자본수지가 1월에 48억6천만 달러 순유입을 기록, 5개월만에 순유입으로 돌아선 것도 주목됐다.
자본수지는 작년 8월에 53억1천만 달러의 순유입을 나타냈으나 이후에는 9월 -43억9천만 달러, 10월 -248억3천만 달러, 11월 -121억4천만 달러, 12월 -48억3천만 달러 등으로 순유출을 이어갔다.
자본수지가 순유입으로 전환한 것은 증권투자 수지가 작년 12월 10억1천만 달러의 순유출에서 1월 60억1천만 달러의 순유입으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증권투자수지 개선은 외국인들의 국내채권 투자가 24억4천만 달러 순유출에서 3억1천만 달러 순유출로 둔화됐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해외에서 40억 달러를 조달했기 때문이다.
내국인들이 보유중인 해외증권을 매각하면서 내국인증권투자 순유입이 6억7천만 달러에서 9억4천만 달러로 확대된 것도 자본수지 개선 요인중 하나다.

◇ "2월 자본수지 악화"
2월에는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무역수지에서 30억 달러의 흑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 팀장은 "세계경기 침체로 수입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2월에는 선박수출이 상대적으로 괜찮기 때문에 35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경상수지가 1월에 적자로 돌아선 것은 설연휴, 배당송금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2월에는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월의 경상수지 적자는 계절적인 요인에 따른 것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전반적으로 수출이 부진하지만 내수 역시 위축돼 수입도 줄어든 만큼 경상수지 흑자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도 "1월에는 수출이 크게 악화했으나 2월에는 흑자를 낼 것"이라며 "외환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심화로 외국인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가 강화됨에 따라 내달 자본수지는 소폭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1월에 자본수지가 순유입을 나타낸 것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해외 채권발행 효과가 컸다"며 "2월 자본수지는 외국인투자자의 주식 매도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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