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공영방송의 가치

입력 2009.03.03 (07:06)

수정 2009.03.03 (08:04)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객원 해설위원]

오늘은 지난 1973년 한국방송공사 KBS로 공영방송을 시작한 지 36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 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경험해 왔으며, KBS 역시 국민들의 귀와 눈이 돼 세상의 소식들을 전달하고 휴식처를 제공해 왔다는 점에서 많은 공헌을 해 왔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난 군사정권 시절 독재 권력의 억압과 통제 속에 공영방송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채 국민을 위한 공정방송을 제대로 하지 못해 국민들로부터 저항을 받았던 뼈아픈 경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민주화가 진척되고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KBS는 과거의 잘못을 겸허히 수용하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여 왔다고 봅니다.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지난 몇 년동안 방송 환경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급변해 왔고, KBS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사항 역시 더욱 다양해졌기 때문입니다.

90년대 중반 이후 방송 영역에서는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이 도입되고, 통신분야에서는 인터넷에서부터 최근의 IPTV에 이르기까지 방송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매우 다양해 졌습니다.

전통적으로 공공 서비스 영역이었던 방송이 이젠 경쟁을 전제로 한 시장 원리에 지배돼 갑니다.

수신료와 안정된 광고 수입으로 운영되던 지상파 방송사들 역시 유료방송 시장과의 경쟁이 불가피해 졌습니다.

방송 프로그램들은 지나칠 정도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소위 ‘막장 드라마’ 역시 방송의 상업화가 낳은 필연적 결과입니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고 방송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는 만큼 이런 문제점들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는 우려 역시 높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이 내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사회적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일반화되고 매체 간 경쟁이 치열할 수록 객관성을 잃지 않고 국민의 편에 서서 방송의 공영성과 정치적 독립성을 지켜나갈 방송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KBS는 ‘청정 방송’임을 다시 한번 천명해야 합니다.

동시에 국민의 편에 서서 시청자의 요구와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방송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국민들 역시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KBS에 대한 신뢰와 성원을 계속 보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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