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메모] 실물 경제 침체 가속화

입력 2009.03.03 (07:06)

<앵커멘트>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의 생산량과 가동률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1월 광공업 생산량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경제팀 정영훈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광공업 생산량이 지난달에도 사상 최저치였던 것 같은데.. 나쁜 기록이긴 하지만 한달 만에 기록을 경신했군요?

<답변>

네, 최근에는 발표되는 경제 통계마다 외환위기 이후 최고, 혹은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이런 타이틀이 붙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 1월 광공업 생산량은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25.6%를 기록하면서 한 달만에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지난해 12월에도 광공업 생산은 예상을 뛰어넘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마이너스 18%를 기록했는데 1월 수치는 더 충격적입니다.

이에 따라 제조업의 가동률도 60%대 초반으로 떨어져서 2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업종의 생산량이 모두 줄었는데요, 자동차가 마이너스 49.4%로 거의 절반 가량 줄었고 반도체와 35.3%, 철강 등 1차 금속이 35% 감소했습니다.

<질문>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죠. 생산이 이렇게 줄어든 건 아무래도 물건의 판매, 그러니까 출하가 안되기 때문 아닙니까?

<답변>

네, 1월 내수 출하는 1년 전보다 24% 이상 줄었습니다.

물건을 만들어도 마땅히 팔 곳이 없기 대문입니다.

생산 부진이 계속되면서 재고량도 줄었습니다.

1월 재고량은 1년 전보다 3.5% 줄었습니다.

출하도 줄었지만 생산을 더 적극적으로 줄여 재고량을 떨어뜨리고 있는 겁니다.

한편 소비재 판매액은 3%, 설비투자는 25% 이상 줄면서 생산과 소비, 설비가 동시에 줄어드는 동반 부진을 보였습니다.

<질문> 문제는 이런 지표들이 동시에 악화되고 있다는 것 아닙니까? 서로 영향을 주면서 악순환할까봐 걱정인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제조업의 가동률의 60%대 초반까지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쉽게 말해서 공장 5곳 가운데 2곳은 놀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낮은 가동률이 지속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공장을 놀릴 수 없으니까 설비를 매각하고 노동자들도 해고하게 되겠죠.

그러면 해고된 노동자들은 돈을 쓸 수가 없게 되고 그러면 이게 다시 생산과 투자의 감소로 이어집니다.

그러면 다시 기업은 고용을 줄이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악순환이 우리 경제의 침체의 폭과 골이 더 넓어지고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앞으로 경기 전망도 밝다고 할 수는 없겠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원래 우리 경제의 올해 전망에 대해 흔히 쓰던 말이 '상고 하저' 아니었습니까?

이 말 속에는 상반기에 좀 참고 견디면 하반기에는 나아질 거라는 기대가 들어있는 건데요, 회복 시점이 더 늦춰질 거라는 우울한 전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오문석 LG 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현재와 같은 낮은 가동률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고용조정 압력이 더 거세질 것으로 우려가 되고, 이로 인해 내수 여건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출도 어렵습니다 지난 달 무역 수지는 한달 만에 33억 달러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무역 수지 흑자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서 생긴 것입니다.

결국 내수 수출 모두 어렵다는 얘긴데요.

우리 경제가 단시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워 상저하고의 U자형이 아니고 상저하저의 L자형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예상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 회복과 더불어 우리 정부가 경기부양책과 구조조정이 더 속도를 내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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