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돈 되는 건 다 팔아요’

입력 2009.03.05 (20:47)

수정 2009.03.05 (21:15)

<리포트>

강남의 한 중고 명품 매장.

고급 시계며, 보석과 가방, 구두 등 각종 고가 명품이 즐비합니다.

부촌에 있는 이 가게에도 불황 탓에 물건을 되팔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인터뷰>손님 : "그때 250 줬던 건데 최소한 170까지는 받아야하지 않을까... 모아서 다른 돈과 함께 수익 나는 곳에 투자하려고요."

가방과 팔찌를 팔러온 손님.

주인은 물건의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보증서를 챙겨가며 가격을 흥정합니다.

<녹취> "(금값만 따지면 60이라고요?) 아니요 44만원, 전당포가면 금값만 주고 저희는 브랜드값까지 드리는 거예요."

<인터뷰>이영탁(명품중고매장 사장) : "경기도 안좋고 시세는 좋으니까 명품을 팔러오는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 2배는 늘었다."


동네 금은방이나 전당포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잦아졌습니다.

소중한 물건이지만 급히 팔아야하거나, 당장 급한 돈이라도 우선 융통해보려는 손님들입니다.

<인터뷰>전당포 주인 : "(하루 몇명 정도 오나요?) 네 다섯명 정도. 연령대는 낮아졌어요."

장교 임관 기념반지, 직장생활 10년 근속 메달, 모피 코트 등 별별 것들이 전당포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전당포 주인 : "유품이라며 눈물짓고 가지고 오고, 근속메달 갖고오면서 안타까워하는 분들 그런 분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주부 김정선씨는 집안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물건들을 골라냅니다.

인터넷 중고장터에 내놓기 위해섭니다.

많이 받아봐야 만원이지만 요즘같이 한 푼이 아쉬울 때는 가릴 게 없습니다.

<인터뷰>김정선(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 "정리하다보니 안쓰는 물건 나오니까 갖다버리느니 온라인으로 팔면 사가시는 분들도 있고 개인적으로 가정에 보탬도 되고..."

중고물품을 대신 팔아주는 위탁점에도 주문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물품 중에는 옷가지나, 유아용품, 화장품 견본같은 소소한 생활필수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조혜진(중고판매 위탁점 실장) : "경기 탓에 어려운 분들은 제품을 팔아서 보탬이 되겠다는 알뜰족들도 늘어서 위탁물이 늘고 있다."

꼭 필요한것이 아니면 팔려는 사람들.

한푼도 아쉬운 세태를 보여줍니다.

KBS 뉴스 박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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