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멀쩡한 관용차 교체’ 예산 낭비

입력 2009.03.10 (07:00)

수정 2009.03.10 (09:07)

<앵커 멘트>

최악의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줄줄이 최고급 관용차 구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세금 아까운 줄 모르는 자치단체의 태도도 문제지만, 멀쩡한 관용차를 교체하도록 하는 비현실적인 규정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보도에 황정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전시의회는 최근 의장 전용차를 5천9백만 원짜리 최고급 승용차로 바꿨습니다.

예전 관용차보다 두 배나 비쌉니다.

대전 유성구청도 4천8백만 원을 들여 6년 밖에 안된 구청장 관용차를 새것으로 교체했습니다.

이처럼 지난해 이후 전국 50여 자치단체가 5천만 원 안팎의 최고급 관용차를 구입했습니다.

<인터뷰> 김남욱(대전시의회의장) : "대전시의회만 이런 차를 탄다면 몰매를 맞아야겠지만, 16개 시도가 똑같이 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체된 관용차와 조건이 비슷한 중형 승용차의 성능을 점검한 결과, 운행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송인철(자동차정비 전문가) : "크게 이상은 없고 운행을 하는 데는 지장이 없는 걸로 보여집니다."

이처럼 멀쩡한 차를 바꿀 수 있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관용차 교체 규정 때문입니다.

자치단체 내부규정에는 구입한 지 5년, 주행거리 12만 킬로미터 이상이면 관용차를 교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규정이 제정된 지는 30년, 성능이 좋아진 요즘 차량에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인터뷰> 한동기(자동차 10년타기 운동본부) : "요즘 차들은 성능이 좋아져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봅니다."

관용차로 인한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관련 규정이 개정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황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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