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납품 경쟁에, 신음하는 ‘부품 산업’

입력 2009.03.10 (22:12)

<앵커 멘트>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자동차 강국이지만 성능을 결정하는 부품 산업은 많이 뒤떨어져 있습니다. '저가납품' 경쟁 때문인데, 결과적으로 '미래의 꿈'을 갈아먹고 있습니다.

이석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년 동안 7만 킬로미터를 달린 차, 엔진 열이 급하게 올라가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냉각수를 순환시켜주는 워터펌프를 뜯어보니 날개가 시뻘겋게 녹슬어 있습니다.

하지만, 3배 가까이 더 주행한 외제차 워터펌프는 새 것처럼 멀쩡합니다.

<인터뷰> "(몇년 식이죠?) 2000년에 18만 킬로미터..."

냉각수 호스도 노화 실험에선 10배 이상 부동액 실험에선 50배나 성능이 떨어집니다.

<인터뷰> 박병일(교수) : "몰라서 이렇게 만드는게 아니라 가격 경쟁때문에 이런 소재를 쓸 수 밖에 없는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엔진 부품 제조회사... 이 회사는 자동차 제작사에 발목이 잡혀 있습니다.

<인터뷰> 최범영(이원솔루텍 대표이사) : "100만 대 같으면 2억 깎아라. 보통 2% 정도...이건 뭐 강도짓이나 마찬가지 아니냐..."

납품 단가를 강제로 깎아내리는 이른바 CR(cost reduction) 얘기입니다.

저가 납품 경쟁 속에서 우수한 부품이 나올 리가 없습니다.

<녹취> 부품업체 관계자 : "기준치만 넘기면 된다... 뭐 이런... 그냥 뭐 5년 보증기간 동안만 버틸 수 있는 그저 그런 부품들만 만들어내는..."

세계 자동차 생산량 5위국... 그러나, 세계 100대 부품회사에 우리 회사는 단 2곳에 불과합니다.

자동차 성능을 좌우하는 부품... 부품 산업의 성장 없이는 미래 세계 자동차 강국의 꿈은 꿈으로 끝날 수 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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