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 장자연 ‘술 접대 업소’ 확인

입력 2009.03.27 (23:33)

<앵커 멘트>

장자연씨에게 강요된 접대, 그 실체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장자연씨가 불려가 술접대를 한 업소가 확인됐고 또 다른 접대장소로 추정되는 곳에선 남성 4명의 DNA가 검출됐습니다. 양민효 기자 나왔습니다.

<질문>

접대가 이뤄진 장소가 한 두군데가 아니라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서울 강남 일대의 유흥업소 여러 곳에서, 기획사 대표 김 모 씨가 술 접대를, 수차례 해 온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을 찾아갔습니다.

경찰은 고 장자연씨 주변 인물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 업소가 술 접대 장소로 자주 쓰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녹취> ○○ 유흥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어느 한군데가 아니라 (여러 군데를)가끔 한번씩 간대요. (여기도)한 세번 정도 왔었어요."

경찰은 이 업소에서 김 씨의 신용카드 내역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접대 일시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강남의 또 다른 업소입니다.

김 씨는 지난해 가을쯤 이곳에서 전 정부 고위 관료를 비롯해서, 금융계와 방송계 인사들, 또 문건에 나오는 인물에 대해서도 술 접대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술자리엔 어김없이 장 씨와 신인 여배우가 불려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씨는 이런 방식의 접대로 이들과 친분을 유지하면서, 소속 배우들의 출연 문제는 물론 사업 자금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은 이곳 외에도 김 씨가 문건에 나온 인사들에게 술접대를 한 장소 대여섯 곳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조만간 이 업소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CCTV 등을 확보해서 술접대는 물론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질문>
김 모씨가 전문 업소뿐만 아니라, 아예 사무실에 접대 장소를 차려놨다는 의혹도 받아왔는데. 이곳에 대한 수사결과가 좀 나왔습니까?

<답변>

네, 경찰은 장자연 씨의 전 소속사 옛 건물에서 지문과 유전자를 채취해 분석작업을 벌였습니다.

그 가운데 1층의 와인바와 3층 사무실에서 5명의 DNA가 검출됐습니다.

경찰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이명균(경기지방경찰청 강력계장) : "96건 중에 53건 회보, 43건 진행 중. DNA는 5건이 통보됐는데 남자가 4명, 여자가 1명이다."

경찰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과연 이곳에 누가 다녀갔냐는 것입니다.

장자연 씨, 또는 접대를 받은 것으로 거론된 인사들의 유전자가 나온다면, 실제 접대 장소로 사용됐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물증이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경찰은 특히 여성의 유전자가 장 씨의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장 씨 칫솔에 묻은 유전자를 채취해서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질문>
경찰이 유장호 씨를 다시 부른다니, 그제 진행된 조사가 충분하지 않았나 보죠?

<답변>

네, 문건이 유출된 정황이나 또 사전에 유출됐는지 여부를 놓고 유 씨가 계속 말 바꾸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씨와 관련된 의혹은 KBS가 입수한 문건에서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문건에 나온 이름은 모두 일곱 명인데, 이 가운데 유독 한 신문사 유력인사를 포함한 세 명의 실명만 지워져 있습니다.

유씨는 이름이 지워진 해당 신문사 기자에게 이 문건을 보여줬습니다.

실명을 지운 진짜 이유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는 동시에 문건의 사전 유출, 그러니까 장씨가 자살하기 전에 문건이 새나갔는지도 규명돼야 할 부분입니다.

여기에 다른 배우들도 장씨의 자살 전에 문건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는데도, 매니저 유 씨는 "사전유출은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접대 강요, 폭행 등 의심을 받고 있는 또 다른 핵심인물 소속사 대표 김 모 씨는 경찰 조사 자체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 모 씨 측 변호사 : "일본에서 생활이 정리되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돌아온다는데 정확한 귀국 시점은 말 안한다."

경찰은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지만, 김 씨가 일본에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신병확보는 불가능합니다.

KBS가 '의문의 문건'을 공개한 지 벌써 이주째입니다.

갈수록 의혹은 커지고 있지만 핵심 인물의 발뺌과 회피 속에 더딘 경찰 수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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