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과격한 맞불’ PO 육탄전

입력 2009.04.01 (07:24)

수정 2009.04.0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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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라이벌’인 서울 삼성과 창원 LG가 치르는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의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31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두 팀의 3차전이 끝난 뒤 삼성의 테렌스 레더가 승리를 자축하는 LG 선수단으로 다가가 시비가 붙는 바람에 잠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경기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 거의 1시간이 걸려 평소 같으면 3쿼터가 시작되고도 남았을 시간에 전반 종료 버저가 울렸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서로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려는 전략이나 반대로 약점을 보이지 않으려는 저항이 거세기 때문이다.
먼저 삼성 입장에서는 LG의 취약한 자유투가 좋은 먹잇감이다. 이날 LG가 자유투 30개 가운데 11개만 넣는 저조한 성공률에 그치자 삼성은 LG가 공을 잡으면 적극적인 반칙으로 끊었다.
특히 16개 가운데 6개 성공에 그친 브랜든 크럼프는 공만 잡으면 반칙의 표적이 됐다. 게다가 삼성은 레더가 1쿼터에만 반칙 3개를 저지르며 이후 수비에 부담을 겪게 되자 2쿼터부터 아예 국내 선수를 크럼프의 수비수로 붙여 계속 반칙으로 끊게 했다.
그 바람에 삼성은 2, 3쿼터에는 쿼터 시작 후 2분이 되지 않아 팀 반칙에 걸렸다.
LG도 마찬가지였다. 1, 2차전 패배가 삼성 고참들의 노련한 플레이에 말렸다고 판단한 LG도 이날 '이왕 반칙할 거라면 확실히 하자'라는 식으로 삼성의 공격을 거친 반칙으로 끊어냈다.
베테랑들에 기죽지 말고 화끈한 플레이로 맞서보자는 전략이었던 셈이다. LG 크럼프가 반칙 대상이었다면 삼성에서는 레더가 주로 상대 반칙으로 코트에 나뒹굴 때가 많았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너무 거친 반칙에 대해서는 (심판들이) 관리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날 만일 삼성이 이겨 시리즈가 끝났다면 상황은 종료됐겠지만 승부가 4차전으로 넘어간 이상 필요 이상 경기가 과열될 조짐에 우려의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시리즈 향방을 가를 4차전이 3차전과 같은 육탄전으로 펼쳐진다면 승부와 무관하게 웃는 쪽은 4강에서 기다리고 있는 울산 모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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