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베이비파우더 석면 검출

입력 2009.04.01 (23:31)

<앵커 멘트>

아기들과 피부가 예민한 여성들이 주로 쓰는 베이비파우더 상당수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습니다.

이번에 검출된 석면은 건축단열재로 쓰는 석면보다 더 위험합니다.

김나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베이비 파우더 성인여성들도 많이 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제품에서 검출됐습니까?

<답변>

네, 베이비파우더는 분말 형태로 돼 있어서 말 그대로 아기용인 제품도 있지만, 압축된 콤팩트 형태로 거울까지 함께 달려서 성인 여성들이 화장품처럼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식약청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14개 회사의 30개 제품을 수거해서 조사했더니 8개 회사의 12개 제품에서 석면이 발견됐습니다.

40%, 거의 절반 정도 제품에서 검출된 셈입니다. 식약청 조사에서 석면이 검출된 베이비파우더는 보령메디앙스 사의 '보령누크 베이비파우더' 등 4개 제품과 유씨엘 사의 '베비라 베이비파우더' 등 2개입니다.

또 한국 콜마와 한국모니카제약, 성광제약과 락희제약, 대봉엘에스사의 제품이 하나씩 포함됐고 원료를 수입하는 덕산약품공업 제품에서도 석면이 나왔다고 식약청이 밝혔습니다.

<질문>

석면 발암물질이다 이렇게 알고는 있는데 얼마나 위험한 겁니까?

<답변>

간단히 말해서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입증된 대표적인 발암물질입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기관인 국제 암연구소가 석면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특히 KBS 자체 조사 결과, 이번에 발견된 석면의 상당수는 트레모라이트는 종류의 석면인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이 트레모라이트는 입자가 단단해 폐에서 잘 없어지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염증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더 높고, 일반적으로 건축 단열재로 쓰이는 석면보다 더 위험합니다.

석면은 피부에 침투해서 피부염 등을 일으킬 수 있지만 파우더로 바를 때는 석면가루가 날리면서 호흡기로 들어가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이렇게 폐에 들어간 석면은 없어지지 않고 계속 폐를 자극해서 10-30년 뒤엔 석면폐나 폐암, 악성중피종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의 경우 폐의 면적이 작고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같은 양을 흡입해도 더 위험합니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오상용 (한강성심병원 산업의학과) : "장기적인 폭로도 물론 문제가 되지만, 1회적인 폭로로도 폐에 축척이 돼서 석면 입자가 발암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에게서 신중하게 예방이 필요한."

<질문>

유아용품이나 화장품에 대해선 석면에 관한 기준이 전혀 없는 건가요?

<답변>

지난해부터 시행된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법에 석면과 관련한 기준이 포괄적이나마 있긴 합니다.

이 법은 석면 함유량이 0.1%를 초과하는 제품의 제조와 사용 등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법은 건축자재와 공업원료를 대상으로 한 것이서 유아용품이나 화장품에는 한 번도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석면이 검출된 업체 가운데 일부에서도 이런 부분을 불만으로 제기했는데요.

일단 여기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질문>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답변>

일본부터 보면, 일본은 1987년에 이런 문제를 똑같이 경험했습니다.

당시 5개 제품에서 석면이 다량으로 검출돼서 큰 파장을 겪었는데요.

이후에 일본은 '베이비파우더'의 석면 검출 기준을 0.1% 이하로 정하면서 까다롭게 검사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도 2005년부터 화장품 류에 대한 별도의 원료기준 규격에서 석면이 검출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명문화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오늘 긴급 기자회견에서, 석면이 검출된 베이비파우더 제품을 모두 공개했고요.

늦었지만 유아용품과 화장품에 대한 별도의 석면 기준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하지만 식약청이 이번 조사에 나선 것 역시 석면취재를 해왔던 KBS의 기획취재 결과를 통보받고서야 뒤늦게 자체조사를 한 뒤에 서둘러 발표하면서 뒷북대응이라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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