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구한 18세 영웅’ 마체다 환상 데뷔!

입력 2009.04.06 (14:21)

수정 2009.04.06 (22:36)

KBS 뉴스 이미지
이보다 더 극적인 데뷔전이 또 있을까.
생후 17세 7개월 14일에 불과한 이탈리아 로마 출신 '축구 유망주'의 발끝을 떠난 볼이 골 그물에 꽂히는 순간 7만5천여명의 관중은 격한 함성과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기막힌 역전쇼를 축하했다.
'잉글랜드 거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6일(한국시간) 새벽 치러진 애스턴 빌라와 정규리그 31라운드 홈 경기에서 생애 처음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페데리코 마케다의 후반 인저리 타임 재역전골에 힘입어 정규리그 1위를 탈환했다.
마케다의 등장은 말 그대로 극적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이날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16분 루이스 나니를 빼고 생소한 이름의 선수를 그라운드에 내보냈다.
폴 스콜스와 웨인 루니가 전 경기 퇴장으로 빠지고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마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퍼거슨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박지성(28)으로 보였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주중에 치러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대비해 '박지성 카드'를 대신해 리저브팀(2군) 스트라이커 출신 마케다를 선택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명장 퍼거슨 감독은 언제나 그렇듯 무덤덤한 얼굴로 껌을 씹으면서 심드렁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퍼거슨 감독이 마케다를 선택한 이유는 뛰어난 골 결정력이었다. 마케다는 지난달 31일 치러진 뉴캐슬과 2군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터트리며 3-3 무승부를 일궈냈다.
당시 패색이 짙던 후반 44분에 터진 마케다의 통렬한 동점골 상황을 지켜본 퍼거슨 감독은 고민의 흔적도 없이 마케다에게 '맨유 구하기' 특명을 내린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데뷔 무대를 맞은 마케다는 투입 초반 선배들과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고 애스턴 빌라 수비진의 강한 몸싸움에 밀리며 고전하는 흔적이 역력했다.
그 사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맨유는 2-2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마케다로서는 한시름을 놓았고, 마지막 골을 향해 부지런히 전방을 휘저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대기심이 후반 인저리 타임 5분을 알리면서 마케다의 숨어 있던 득점 본능이 폭발했다.
인저리 타임이 3분이나 지나던 때 '대선배' 라이언 긱스가 미드필드 지역 중앙에서 땅볼 스루패스를 넣어주자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수비수를 등지고 볼을 잡은 마케다는 전광석화처럼 몸을 돌리면서 오른발 인프런트 킥을 때렸다.
마케다의 발끝을 떠난 볼은 강하게 휘어 애스턴 빌라의 골대 오른쪽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이번 시즌 맨유의 가장 극적인 승리가 연출되는 순간이었다.
마케다는 관중석을 지키고 있던 가족을 향해 뛰어갔고, 중계 카메라는 관중석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가족을 비추면서 진한 가족애를 전했다.
이탈리아 명문 라치오의 유소년 클럽에서 활약하다 2007년 9월 맨유 유소년팀에 새 둥지를 틀고 지난해 8월 정식 프로 계약을 맺은 마케다의 성공시대를 알리는 순간이었다.
마케다는 "내가 꿈꿔왔던 날이다. 그런 골을 넣은 것을 정말로 즐긴다"라며 꿈같은 데뷔 무대를 자축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