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로또가 수상해’ 감사 착수

입력 2009.04.24 (09:09)

<앵커 멘트>

인생역전을 노리며 한번 씩은 다 사봤을 로또 복권이 최근 불황 속에 다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첨을 둘러싸고 말이 많습니다.
최서희 기자! 조작의혹마저 나오고 있더군요?

<리포트>

로또 추첨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당첨 조작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또 확률상 지금처럼 당첨자 수가 많이 나오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의혹이 불거지자 감사원이 감사를 벌이기로 결정했습니다.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로또 추첨, 과연 조작이 가능한 것인지.. 그 의혹을 둘러싼 논란, 취재했습니다.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45분. 1부터 45까지 숫자가 적힌 작은 공들이 섞이고, 곧이어 나오는 여섯 개의 작은 공은 서민들에게 일확천금의 꿈을 실현시켜 줍니다.

바로 로또 복권인데요. 매주 총 판매 금액만 4백억 원 어치, 천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로또 복권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홍기(복권 구매자): “일주일은 내가 부자지 일주일은 부자야”

<인터뷰> 음성변조 (복권 구매자): “일단 집이나 하나 장만 해야죠”

<인터뷰> 음성변조 (복권 구매자): “대박의 꿈이요”

1등 당첨자가 무려 10명이나 나왔다는 서울의 한 복권 판매점, 최근 경기 불황에 오히려 복권 판매는 더 늘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김현길 (복권 판매처 사장): “작년 가을 금융위기 일어나고 나서 매출이 20% 가까이 신장 했었죠.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고요“

<인터뷰> 음성변조 (복권 구매자): “저희가 어려 울 때는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마음이 생기잖아요,”

인터넷에는 사주를 통해 로또 당첨 번호를 알려준다는 사이트까지 생길 정돕니다.

이렇듯 서민들의 한 가닥 희망이 되기도 하는 로또 복권. 그런데 이 로또 당첨이 조작되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까지 나서서 1등 당첨의 진위 여부를 확인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조사 결과 당시 71살의 박 모씨가 로또 숫자를 변조한 것으로 드러나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나기현(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적외선 발광검사를 했을 때 다른 부분 잉크들은 모두 다 적외선 발광에서 발광이 많이 일어나서 하얗게 보이는데 지금 변조된 숫자 부분이 잉크가 검게 나타났습니다 서로 다른 잉크로 다시 인쇄 한 걸로 추정이 되고 있고요“

하지만 최근에 제기되고 있는 로또 당첨 조작설은 단순히 개인적으로 번호를 조작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바로 로또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건데요, 로또 조작 의혹이 불거진 건 지난해 9월,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이 로또 시스템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며 당첨 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부텁니다.

<인터뷰> 진수희 의원 (국회의원): “데이터가 다 정산이 된 다음에 추첨방송을 해야 되는데 몇 몇 회 차를 분석해보면 정산이 이루어지기 전에 추첨방송을 먼저 해놓고 나서 정산 작업을 하고 그러다 보니까 당첨도 혹시 조작된 것이 아니냐 하는 의혹을 당연히 가질 수밖에 없는거죠“

현재 복권 추첨 시스템은 복권 판매점의 단말기에서 판매 정보를 입력하면 곧바로 메인 시스템으로 자료가 넘어가고 또 다른 감사 시스템이 이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돼 있는데요. 현재 복권위원회 규정을 보면 매주 토요일에는 8시 45분 추첨에 앞서 8시 30분 까지 메인 시스템과 감사 시스템의 자료가 일치하는지 먼저
확인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조사 결과 두 자료를 맞춰보지 못한 채 복권 추첨을 한 경우가 적지 않았고요. 또 항상 일치해야 하는 메인과 감사 시스템의 자료가 서로 다른 경우도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당첨 번호가 확정된 뒤에 복권 판매 금액산정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서 의혹을 더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DB 컨설팅 전문가(음성변조): “복권 판매가 끝나면 그 다음에는 데이터상의 변동이라든가 신규데이터가 들어오면 안돼요. 이렇게 차이가 난다는 것은 그 이후에 뭔가 시스템 오작동을 했던 사람이 개입했던 간에 데이터가 들어오거나 바뀐 게 있다는 얘기고...“

이에 대해 사업자인 나눔 로또 측은 메인 시스템에서 감사 시스템으로의 자료 전송이 조금씩 지체되면서 생기는 단순 불일치일 뿐이라고 해명했는데요. 하지만,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진수희 의원 (국회의원): “다른 전문가들 의견들도 들어봤어요. 은행 같은데서 수 조원이
온라인상으로 왔다갔다 하는 그런 시스템을 가지고 있잖아요. 전국에 기껏해야 8400개 (로또)단말기...어떻게 보면 굉장히 간단한 시스템이에요...“

지난해 관련 의혹이 일면서 정부가 한 차례 조사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인 그리스 회사가 지적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데이터 공개를 거부해 검증은 무위로 끝났습니다.

<인터뷰> DB 컨설팅 전문가(음성변조): “IT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실제 프로그램을 뜯어보고 내부적인 어떤 놀리를 추론하거든요 그게 없이 그냥 현재 문제가 있는 것에 대해서 밝혀낼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거든요 그건 마치 겉에 보이는 수박 겉에서 좀 찔러보고 안에 뭐가 들었나 그걸 알아보는 거와 똑같거든요“

그 이후에도 의혹은 끊이지 않고 계속됐고, 결국 이번엔 감사원까지 나서게 됐습니다.

<녹취>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지금 감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서 지금 말한다는 게 그렇고요”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로또 당첨 확률은 840만분의 1로, 지금처럼 1등에 7-8명씩 당첨이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인데요. 당첨 조작 논란이 제기되는 또 하나의 이윱니다.

<인터뷰> 복권 구매자 (음성변조):“그런 의혹이 있다면 문제가 심각 한 거고 솔직히 복권을 안사겠죠
솔직히 차라리 그냥 없애는 게 났겠죠, 이런 것 자체를 복권 이런 것을“

<인터뷰> 복권 구매자 (음성변조):“제대로 밝혀야 할 것 같은데요,의혹이 있으면 그걸 밝히고 다시 바로 잡아야죠“

서민들에게 때론 한 가닥 희망이 되는 로또 복권. 그런 만큼 복권 추첨의 신뢰와 투명성은 무엇보다 먼저 담보돼야 합니다. 이번 감사원 감사가 지금까지 제기된 로또 조작 의혹을 깨끗이 해소해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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