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위력투’, SK 자존심 살렸다!

입력 2009.04.30 (22:21)

수정 2009.04.3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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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김광현(21)이 되살아난 위력투로 흔들리던 선두 SK 와이번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김광현은 30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왔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 '4월 최고 빅매치'란 기대를 모은 주중 라이벌 시리즈의 마지막 승부.
첫날 두산에 13점차로 무참하게 깨지고 전날 4시간35분을 끌고 간 시즌 최장 시간 12회 연장 승부에서 6-6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SK는 잠실 원정에서 1무1패로 사실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무승부는 패수로 계산되기 때문에 전날 불펜의 힘만 잔뜩 뺀 셈이 됐다.
김성근 SK 감독은 "예전 같았으면 어제 경기는 반드시 잡았을거야"라며 내내 아쉬움을 표출했다. 에이스 김광현을 마운드에 올려놓았지만 상대가 라이벌 두산이라 불안한 표정도 없지 않았다.
김광현의 출발은 불안했다.
이종욱과 정수빈을 파울플라이와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깔끔하게 스타트를 끊는 듯 했지만 3번 고영민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동주에게 낮은 직구를 던진다는 것이 가운데로 약간 쏠리자 중견수 오른쪽을 쫙 가르는 2루타로 이어져 1점을 내줬다.
다음 타자 최준석에게 무심코 높은 볼을 던지자 여지없었다. 수비시프트를 한 탓에 텅빈 우선상에 떨어지는 적시타.
순식간에 2점을 잃은 김광현은 얼굴이 상기됐다.
그러나 그걸로 위기는 끝이었다.
김광현은 2회 8번 타자 김진수부터 5회 2사후 이종욱에게 좌전안타를 맞을 때까지 11타자를 연속 범타로 잠재웠고 7회 볼넷 2개를 내준 것을 빼면 거의 흠잡을 곳이 없었다.
올 시즌 가장 많은 122개의 볼을 뿌렸고 8회까지 두산 타선을 묶었다. 8이닝을 6안타, 2볼넷만 내주고 삼진 5개를 솎아내며 시즌 최장 이닝을 소화했다.
최고 구속 150㎞를 넘긴 직구와 125∼137㎞의 슬라이더를 2대 1의 비율로 섞었고 간간이 체인지업을 섞었다.
작년 16승, 탈삼진 150개로 2관왕에 오른 김광현은 이날 경기에 앞서 2승을 따내고 있었지만 4점대까지 올라간 방어율에다 24⅓이닝을 던지면서 27안타를 맞았다는 게 사실 기분이 나빴다.
지난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일본과 경기에서 1⅓이닝 만에 8실점하며 무너진 충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따라다닌 김광현이었다.
그렇지만 이날 호투로 김광현은 사흘 연속 초반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된 SK 선발진에 큰 힘을 보탰다. SK는 고효준, 카도쿠라, 전병두가 27일부터 모두 4회 이전에 강판당하면서 선발진에 위기가 왔었다.
김성근 감독은 "광현이가 오래 던져준 덕에 투수 운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경기 후 "두산 중심타자 김현수를 살려주면 위기가 올 것 같아 더 힘을 줘서 던졌고 연속해서 150㎞ 이상이 찍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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